제약사들의 광고 전략을 살펴보면 크게 세가지 정도로 나뉘어진다. '유명인'을 등장시키거나, 귀에 쏙쏙 박히는 '카피' 만들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웃음과 재미, 혹은 감동을 주는 '감성 접근법'이 그렇다.
제약사의 품목을 광고하는 모델은 대중에게 친근감을 주는 이미지의 연예인들이 비교적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제약사가 주는 딱딱한 이미지를 완화하는데에는 이만한 선전 방법이 없다고 할 정도.
한 예로, 광동제약은 현재 효자 제품으로 알려진 비타민C 음료 '비타500'에 걸그룹 미스A의 수지를 내세우고 있다. 수지가 등장하는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꽤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으며, 실제로 수지가 광고모델로 나선 뒤 해당품목의 매출에도 성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또한 한국다케다제약은 '액티넘 이엑스 플러스(Actinum EX Plus)'의 국내 출시를 알리기 위해 배우 차승원을 모델로 한 TV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1년 열두 달 액티브하게'라는 제품 컨셉에 한결같이 신뢰감 있고 활력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차승원의 이미지가 부합했다는 설명.
이번 TV 광고는 샛노란 색상의 커다란 공이 벽 쪽으로 굴러오는 짧은 시간 동안 차승원이 제품의 장점을 빠르게 열거하다 벽에 몰리자 "나머지는 약사님에게 물어보세요"라고 외치며 액티넘에 대한 설명을 약사에게 부탁 하는 위트 있는 컨셉이다.
잘만든 '카피'는 소비자 연상도에도 크게 기인한다는 공식도 날로 단단해지고 있다. 제약사의 성공케이스로 알려진 귀에 쏙쏙 박히는 '카피'는 대표품목이 바로 생각날 정도로 반응이 좋은 편이다.
대웅제약의 우루사 광고에는 '간 때문이야'라는 카피에 흥겨운 멜로디가 더해져 많은 패러디를 남기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민 남편 배우 유준상이 등장하면서, '간 선생의 지친 간이야기'를 통해 해독 기능을 중심으로 간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또 유준상은 편안하고 건강한 이미지의 간 선생 역할을 맡아 특유의 웃음을 전달하고 있으며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 '달이 차오른다'를 '독이 차오른다'로 개사해 유머를 더했다.
명인제약의 '이가탄'도 카피 하나로 승기를 잡은 대표적인 품목이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라는 카피와 멜로디는 천하장사 강호동, 꽃보다 할배 백일섭, 국민엄마 윤미라 등 삼인방의 콜라보가 더해져 더욱 극대화된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감성 접근법으로는 동아제약의 '박카스'를 빼놓을 수 없다. 동아제약은 박카스 TV 광고로 지난 2012년부터 '풀려라 5000만! 풀려라 피로!'를 메인 카피로 시리즈를 내보내고 있다. 모든 회복의 시작은 피로회복부터라는 생각으로, 국민들에게 궁극적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셈.
최근에는 '대화회복 편'이 방송되고 있는데, 아빠가 다가갈 때마다 번번이 자리를 피하는 딸의 모습을 등장시키며 '투명아빠들, 피곤하시죠?'라는 재치있는 멘트로 화제를 모았다. 이 광고는 지난해 동아제약이 주최한 '박카스 29초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배영준 감독의 '투명아빠로 산다는 것'을 전환한 것이다.
이외에도 진한 부성애를 표현한 박카스 '불효자' 편은, 택배기사인 아버지의 초라한 모습을 외면했던 딸이 책상 위에 놓인 박카스와 아빠의 손편지를 보며 뭉클해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유머코드'로 시선을 휘어잡는 곳도 있다. 태극제약은 개그맨 김기리와 함께 멍 연고제 '벤트플라겔' 광고를 촬영해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해당 광고에서는 개그맨 김기리가 여성 모델의 팔과 다리에 멍 연고를 발라주며 '멍 들면, 멍 풀라고 멍 연고'가 반복되는 보사노바풍 후크송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국내 제약사 광고로는 이례적으로 벤트플라겔 광고는 SNS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제약사들은 저마다 이색적인 영상 광고 컨셉을 내세우며 품목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가담중이다.
한 마케팅 분석 전문가는 "제약사가 정부의 리베이트 제한 등 규제로 인한 매출감소를 메우기 위해 광고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진다. 잘만든 광고는 그만큼 제약사 인지도와 제품에 대한 매출 증대까지 불러일으키므로 홍보가 어려운 제약사 입장에서는 기억에 남는 '광고'에 취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