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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의 광고이야기]겸손한 접근 SM5 '누구시길래'

텔레비전 광고는 진실이기 보다는 거짓인 경우가 많다.
제품을 좀더 부각시키기 위해 엄청난 물량공세를 통한 기막힌 화장술과 포장술을 총동원하는 對소비자 '사기극'은 은밀하게 진행된다. 우리의 똑똑한 소비자들 역시 텔레비전에 비친 제품의 모습이 '화장발'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짐작하고 있으나 '투명 화장'의 마술은 황홀할 뿐이다.

잠깐 한 눈을 판 사이 제품의 아름답고 멋진 모습은 이미 머리 속에 박혀있고 한 번 만들어진 이미지는 쉽게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황당무계한 줄거리와 액션이 난무하는 영화의 비현실도 용서가 되는데 15초짜리 거짓말이야 애교로 봐줄 수 있지 않은가." 광고인의 변명이다.

지금까지 화장술로 표현한 특수효과(FX)와 컴퓨터그래픽(CG)은 광고의 장르를 불문하고 자유롭게 이용된다. 이러한 신기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을 가능케 하고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마셜 맥루한이 "미디어는 메시지"라고 말했던가. 매체 기술의 발전으로 연출자들은 오감을 넘어선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있고 시청자들 또한 즐겁다.

이러한 특수효과나 컴퓨터 그래픽이 가장 자주, 가장 정교하게 사용되는 장르는 아마도 자동차 광고일 것이다. 자동차는 현대 산업의 모든 기술이 집중되어 있는 제품이고, 제품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포지셔닝(시장에서 제품의 위치)과 타겟팅(목표 소비자 선정)이 명확하며, 비싼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이 심각한 고려 끝에 구매를 결정하는 고관여 제품이고, 필수품과 사치품이라는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과장되고 화려하고 시끄러운 선전이 당연시 되어왔었다. CF에 나오는 자동차들만 보고 있으면 이제 곧 '백 투더 퓨처' 자동차도 개발될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자동차 4사가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는 중형차 시장에서 이러한 양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영화 <단테스피크>의 한 장면처럼 화산이 터지고 땅이 갈라지고 용암이 넘쳐 흐르는 위기 속에서도 현대자동차의 '뉴EF쏘나타'는 굴하지 않는다.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듯이 당당하게 흘러나오는 나레이션은 '드림 테크놀로지'다(화산편).



<닥터 지바고>의 배경 마을보다 더욱 으스스한 얼음도시를 향해 질주하는 뉴EF쏘나타. 얼음 도시를 쏘나타가 부드럽게 지나가자 봄눈 녹듯 얼음이 사라지고 도시엔 금세 생기가 넘쳐흐른다. 제작진은 쏘나타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컨셉트를 잘 표현했다고 주장하지만 믿을 수 없다(얼음도시 편). 금강기획 제작.

이보다는 다소 덜하지만 기아 자동차 '옵티마'의 CF도 느끼하기는 마찬가지다. 옵티마 광고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특수효과보다는 카메라 워크. 옵티마는 고풍스러운 어느 성안에서, 캐나다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제주의 해안가에서 다양한 자세로 전후좌우 '독사진'을 찍는다. 멋진 뿔을 가진 엘크라는 사슴과 동물도 잠시 등장하여 분위기를 더한다.



멋진 도로를 홀로 질주하는 옵티마는 마치 하늘을 나는 비행기같이 거침없다. 성우의 중후한 목소리와 웅장한 배경음악이 있어 차는 더욱 멋져 보인다. '나만의 제국'이라는 광고의 컨셉트도 무언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뿐이다. 특별할 것도 없다. 중형차 광고는 늘 이런 식이니까. 이 역시 금강기획 제작.

대우 자동차의 '매그너스'는 또 어떨까. 폼 잡지 않고 겸손해지는가 했다. 적어도 지난 해 말 황수정을 모델로 '내 남자의 자신감'이라는 컨셉트를 보여준 매그너스의 CF는 화려한 영상미나 역동적 편집, 중후한 분위기는 없었지만 중형차 광고의 새로운 캠페인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자동차를 보여주기보다는 차를 타는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과 목소리를 들려준 것은 신선한 시도였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올해의 매그너스 캠페인은 예의 그 '자동차 광고' 스타일을 다시 고집한다. 호주의 산길을 달리는 매그너스. 신나게 달리다 보니 길이 끊겨있다. 어쩌다 이런 일이…. 그러나 매그너스는 잠시 멈췄다가 뒤로 후진하더니 전속력으로 달린다. 절벽을 타고. 여기에 따라 붙는 카피 한마디가 '달릴수록 착~'이다. 과연 이런 설정과 그림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이 있을까. <007 시리즈>에 출연하는 BMW가 부러웠던 것일까. 코래드 제작.

지금까지 우리 자동차 시장을 삼분했던 이들 빅3의 광고가 천편일률적인데 반해 새롭게 출발하는 르노삼성의 CF는 신선한 감동이다. 유럽의 어느 작은 도시. 비 오는 날 한 여인이 카페에서 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이때 조용하게 미끄러져 오는 'SM5'. 운전하던 남자는 우산을 펴면서 차에서 내리고 가려진 우산사이로 반쯤 보이는 남자의 모습에 여자는 관심을 보인다. 여자의 혼잣말. '누구시길래…'. 이미 여자의 관심은 커피보다는 남자에게 가있고 커피에 넣을 설탕조차 차잔 밖으로 떨어뜨리고 만다.


광고의 주인공은 여자와 남자이지 SM5가 아니다. 여자가 호기심을 보이는 것도 차가 아니고 남자다. 이 얼마나 현실적인 접근인가(남녀가 바뀌는 상황도 충분히 현실적임을 미리 밝혀 둔다). 르노삼성은 광고의 포커스를 차를 멋지게 꾸미는데 두기 보다는 그 차를 타는 사람을 배려하는 데 두는 발상의 전환을 이뤄낸 것이다. 웰컴 제작.

물론 주요 고객이 40대 남성인 상황에서 르노삼성의 전략이 맞아 떨어지겠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차를 낮추고 고객을 높인 SM5의 '누구시길래…'편은 그 새로운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보는 이들의 호감을 살 만하다. 제품을 분장하는 데 지나치게 열을 올린 나머지 보기에 거북한 두꺼운 화장을 한다거나, 현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무대분장을 하거나, 너무나 포장을 많이 해 그것이 소비자들에게 과장으로 느껴질 때 소비자들은 광고는 물론 제품에도 고개를 돌리고 말 것이다.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신호 <동아닷컴 e포터> shinho007@hotmail.com



211.222.217.81 박찬욱 (ebsman00@yahoo.co.kr) 06/07[16:58]
SM5 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군요..
203.252.208.236 띵지 06/08[11:51]
sm5는 인쇄광고도 참 시원시원하게 잘 하는 듯. 고급스러운 느낌이 만반에~^^:
203.239.1.198 ㅈㅖ 06/08[17:27]
은근히 시선을 끌던 광고~
210.221.32.137 크라이첵 (krycek@dreamwiz.com) 06/11[19:17]
자동차 광고.,., 넘 어려워.,., ㅠ.ㅠ
210.183.56.145 최선화 (4558076@hanmail.net) 06/19[02:21]
처음뵙겠습니다. 전 광고를 무지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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