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순' 보고 힌트얻어 다음날 패러디 광고 만들어내
이화경 사장 13일밤 '김삼순' 시청
→14일 오전 광고기획→밤샘 제작→15일 아침 시사회
[조선일보 박순욱 기자]
지난 13일 밤, 모 방송사 ‘내 이름은 김삼순’ 드라마 중 한 장면. 삼순이가 제주 한라산에서 삼식이를 극적으로 만나, “먹을 게 있으면 좀 내놔 봐. 배고파 죽겠어!”라고 울상을 짓자, 삼식이가 초코파이 한 상자를 삼순이에게 건네는 장면이 나왔다.
시청자 대부분은 초코파이 브랜드에 오랫동안 익숙해진 탓에 별 생각없이 무심코 넘어 갔다. 그러나 초코파이 제조사 오리온을 계열사로 거느린 오리온그룹 오너이자, 그룹 내 엔터테인먼트 부문 총괄CEO인 이화경(李和卿) 사장은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돈 한푼 안 들이고 시청률 50%가 넘는 드라마를 통해 전 국민에게 초코파이를 ‘광고’하는 행운을 얻는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사장은 시청 도중 일반 시청자들과는 전혀 다른 ‘딴 생각’을 품게 됐다. ‘광고를 만들자!’고 마음 먹었고, 다음 날 아침 광고제작을 지시했다. 이 사장은 14일 오전, 김상우(金尙佑) 오리온 대표이사를 비롯해 광고제작 관계자들과 기획회의를 갖고 “드라마에 초코파이가 등장하는 장면을 광고에서는 개그맨들이 등장하는 패러디로 처리하자”는 결론을 냈다. 캐스팅도 속전속결이었다. 광고제작을 맡은 오리온그룹 영상지주법인 온미디어측은 퀴즈채널 프로그램 진행자인 개그우먼 ‘출산드라’ 김현숙과 개그맨 손헌수를 이날 오후 현장에서 곧바로 캐스팅했다. 이어 밤샘작업을 거쳐 촬영, 녹음 등 광고제작을 하루 만에 마무리했다.
다음날인 15일 아침, 광고 시사회를 지켜본 이화경 사장은 “21세기 경영에서 트렌드를 재빨리 읽고 이를 우리 것으로 소화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초코파이 광고는 오리온의 순발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사장은 “하루 만에 광고를 제작한 것은 기네스북감 아니냐”며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스피드 경영은 이번뿐이 아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간접광고(PPL)를 한 영화 ‘말아톤’이 대박을 터뜨리자 곧바로 ‘영화 말아톤에 초코파이 빨간색 정(情)이 피었습니다’는 신문광고를 내기도 했다. 이 사장은 평소부터 ‘스피드경영’을 늘 강조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년 전 비행기로 10시간을 호주로 날아가, ‘반나절’ 동안 업무를 보고 오후 비행기로 곧바로 돌아와, 예정됐던 회의를 소화하기도 했다.
이화경 사장 13일밤 '김삼순' 시청
→14일 오전 광고기획→밤샘 제작→15일 아침 시사회
[조선일보 박순욱 기자]
지난 13일 밤, 모 방송사 ‘내 이름은 김삼순’ 드라마 중 한 장면. 삼순이가 제주 한라산에서 삼식이를 극적으로 만나, “먹을 게 있으면 좀 내놔 봐. 배고파 죽겠어!”라고 울상을 짓자, 삼식이가 초코파이 한 상자를 삼순이에게 건네는 장면이 나왔다.
시청자 대부분은 초코파이 브랜드에 오랫동안 익숙해진 탓에 별 생각없이 무심코 넘어 갔다. 그러나 초코파이 제조사 오리온을 계열사로 거느린 오리온그룹 오너이자, 그룹 내 엔터테인먼트 부문 총괄CEO인 이화경(李和卿) 사장은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돈 한푼 안 들이고 시청률 50%가 넘는 드라마를 통해 전 국민에게 초코파이를 ‘광고’하는 행운을 얻는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사장은 시청 도중 일반 시청자들과는 전혀 다른 ‘딴 생각’을 품게 됐다. ‘광고를 만들자!’고 마음 먹었고, 다음 날 아침 광고제작을 지시했다. 이 사장은 14일 오전, 김상우(金尙佑) 오리온 대표이사를 비롯해 광고제작 관계자들과 기획회의를 갖고 “드라마에 초코파이가 등장하는 장면을 광고에서는 개그맨들이 등장하는 패러디로 처리하자”는 결론을 냈다. 캐스팅도 속전속결이었다. 광고제작을 맡은 오리온그룹 영상지주법인 온미디어측은 퀴즈채널 프로그램 진행자인 개그우먼 ‘출산드라’ 김현숙과 개그맨 손헌수를 이날 오후 현장에서 곧바로 캐스팅했다. 이어 밤샘작업을 거쳐 촬영, 녹음 등 광고제작을 하루 만에 마무리했다.
다음날인 15일 아침, 광고 시사회를 지켜본 이화경 사장은 “21세기 경영에서 트렌드를 재빨리 읽고 이를 우리 것으로 소화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초코파이 광고는 오리온의 순발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사장은 “하루 만에 광고를 제작한 것은 기네스북감 아니냐”며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스피드 경영은 이번뿐이 아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간접광고(PPL)를 한 영화 ‘말아톤’이 대박을 터뜨리자 곧바로 ‘영화 말아톤에 초코파이 빨간색 정(情)이 피었습니다’는 신문광고를 내기도 했다. 이 사장은 평소부터 ‘스피드경영’을 늘 강조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년 전 비행기로 10시간을 호주로 날아가, ‘반나절’ 동안 업무를 보고 오후 비행기로 곧바로 돌아와, 예정됐던 회의를 소화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