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있습니다”
대학교수의 강의 중 남학생이 손을 들며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친구들은 황급히 강의실을 빠져 나간다. 곧장 무장경찰이 출동하고 수십대의 경찰차와 헬기가 건물을 에워싼다. 질문한 학생은 연구소로 끌려가 조사를 받는다. 이 사건은 “완전히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질문하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생방송과 함께 신문 1면마다 대서특필된다.
느닷없이 벌어지는 급박한 상황에 시청자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이는 ‘야후’가 그리는 미래의 가상현실이기 때문이다. ‘야후코리아’가 세상의 모든 궁금증과 호기심을 너무 쉽게 해결해줘 질문하는 사람이 아예 사라진 세상을 TV광고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TV광고는 2000년에 인터넷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야후, 라이코스, 심마니, 마이크로소프트의 MSN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 PC통신의 절대 강자로 군림한 데이콤, 유니텔도 광고경쟁 대열에 끼어들었으나 벤처열기가 식으면서 한동안 사라졌다.
그러나 최근 포털사이트마다 검색은 기본이고 쇼핑, 인터넷 카페, 커뮤니티, 동영상 등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또다시 광고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야후코리아의 이번 광고는 포털의 가장 기본인 검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터넷 웹페이지나 기사 등 단편적인 내용을 검색한 과거와 달리 지식검색서비스의 차별성을 강조하는데 주력했다. ‘질문은 필요없다. 야후에서 검색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자신감을 광고에 담고자 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하는 이 광고는 경기 이천시의 한 대학에서 촬영됐다. 300명의 대학생이 엑스트라로 출연하고 경찰차, 소방차, 장갑차, 포크레인까지 동원됐다. 질문을 던진 남학생은 촬영 당일 학생 중에서 전격 캐스팅됐으나 그의 어색한 연기가 ‘약방의 감초처럼’ 광고에 재미를 더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