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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광고가 도를 넘는 소재와 설정으로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소비자들의 마음은 물론 지갑까지 열어야 하는 광고의 속성상 허영을 부추기고 현실을 과장할 수도 있지만, 요즘 방영되는 광고는 지나치게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데다 사람 목숨을 아예 돈으로 환산하는 위험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럽거나 불쾌하거나

지난해 말 한 보험회사 광고가 논란을 일으켰다. ‘남편이 죽은 뒤 보험설계사의 도움으로 생명보험금 10억원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광고를 본 시청자들은 ‘실제로 10억원을 받으려면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다’는 지적부터 ‘생명을 돈으로 연결시켰다’는 비난을 퍼부었다. 심지어 ‘보험설계사를 남자로 설정해 부적절한 상상까지 가능케 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광고회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 광고가 소비자들에게 불쾌감을 안겼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명품 아파트’ 이미지를 남용하고 있는 아파트 광고에서 소형 평수는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헬스클럽에 골프장까지 갖춘 대형 아파트에 사는 여성들은 서로 같은 아파트 주민임을 한눈에 알아본다. 때로는 유럽이나 뉴욕의 이미지를 차용하며 집안에서 드레스를 입고 다닌다. 유부남, 유부녀가 아파트에서 첫사랑과 재회하는 분위기를 묘사하는 한 아파트 광고는 ‘불륜 아파트인가’ 하는 냉소까지 유발한다. 아파트 속 모델들은 신형 아파트의 특별한 시설을 통해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고 배우자, 아이와 함께 지나가다 어색하게 마주친다. 집값 폭등과 경제적 양극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괴로운 소비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광고는 끊임없이 ‘돈 들고 돈 되는’ 아파트만 보여준다.

자동차 광고에서는 자동차의 크기나 값을 사회적 ‘성공’과 ‘능력’의 증거로 연결시킨다. 광고 속에 외환위기 시절 절약의 이미지를 대변하기도 했던 소형차나 경차는 온데 간데 없고 대형 외제차를 경쟁 상대로 삼는 대형차들만이 넘쳐난다. 대형차를 타는 아버지를 둔 아이가 친구들에게 인형을 나눠주는 내용이 방영되기도 했다.

이런 광고에 대해 시청자들은 불쾌함을 넘어 화가 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학생 김민석씨(27·한국외대 불어과)는 “아는 분이 광고를 본 아이가 ‘우리는 집이랑 차가 왜 이렇게 작으냐. 언제 저런 데로 이사가느냐’고 물어 가슴이 아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트렌디 드라마에 외제차와 최신형 휴대전화가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처럼, TV 광고도 비현실적 상황으로 허영을 조장한다”고 말했다.

#일그러진 현실 더욱 일그러지게

학습지나 학원 광고도 비뚤어진 우리의 교육현실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한 학습지 광고에서는 학부형이 치과에서 이빨을 잘못 뽑히고도 “괜찮다”며 웃는다. “당신은 상위권 엄마의 기쁨을 아느냐”고 묻는 이 엄마는 아이가 상위권이 된 배경에는 학습지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면서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와 함께 학습지 교사에게 머리 숙여 인사한다. 심지어는 ‘학년을 앞서가는 힘’이라며 미리 학습지로 공부한 아이들이 학교 선생님을 떠난다는 내용의 광고도 있다. 광고 속에 등장하는 교사마저 ‘애들은 (학습지)를 좋아해. 자꾸 자꾸 앞서가면 나는 어떡해’라며 노래한다.

공교육이 힘을 못 쓰고 사교육이 위세를 떨치고 있는 현실이 광고 탓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교육효과를 강조하는 것을 넘어 공교육을 아예 무시하는 듯한 광고를 보는 시청자들은 씁쓸할 수밖에 없다.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김형진 팀장은 “광고가 부정적인 현실을 더욱 왜곡하며 사회적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팀장은 “소비층은 다양한데 비해 광고는 상류층 지향으로만 흐르고 있다”며 “잠재되어 있는 욕망을 끌어내기 위해 불쾌감까지 주면서까지 소비자들을 자극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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