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섹시광고는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끊임없이 선정적인 광고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 실보다 득이 많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설령 그리 큰 이득이 없다 하더라도 주목도 만큼은 탁월한 것이 사실이다. 오죽하면 상업성과 무관하게 동물보호를 외치는 PETA회원들까지도 시위방법으로 누드를 택하겠는가.
하지만 무조건 야하다고 광고 효과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노골적인 섹스광고라면 빼놓을 수 없는 포르노사이트들의 배너광고를 보라. 한결같이 경쟁적으로 남녀의 성기와 그 결합 장면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지만 유인 효과를 장담하진 못한다. 이유는 포르노사이트의 배너광고는 차별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포르노사이트 광고에서 섹스장면이나 성기를 보여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당연한 광고를 앞세워 소비자를 유인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모순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 없이 자극적인 섹스광고를 고집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포르노사이트 운영자들은 경험적으로 그나마 섹스광고가 최소의 효과라도 발휘한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일찍부터 배너광고의 성 표현 수위 조절 문제보다는 기술적인 부분에 더 집중했다. 무차별적인 음란 스팸메일은 기본에 속한다. 웹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페이지 잭킹. 비슷비슷한 사이트를 뿌려놓는 미러사이트 운영, 악성 스파이웨어 개발 등등. 인터넷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그것을 가장 부지런하게 상업적으로 활용해온 것이 포르노사이트들이다.
이쯤 되면 섹시광고라고 해봐야 한계는 분명해 보인다. 야해 봐야 포르노고 섹시해 봐야 포르노보다 못할 것 아닌가. 하지만 누군가는 항상 색다른 아이디어를 발굴해 낸다. 외국의 한 블로그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묘하게 생긴 길거리 농구대가 있다. 벽안의 청년들의 실제로 슛까지 하는 장면을 잘 살펴보면, 농구대 백보드에 새겨진 사진이 여성의 유두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위엔 ‘퀸오브링스’라는 인터넷 웹사이트 주소가 새겨져 있다. 사진의 배경이 공공장소임을 감안하면 자넷 잭슨의 ‘니플게이트’ 못지 않은 불손한 광고가 아닐까 싶다.
포르노사이트가 저토록 과감한 광고를 했을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호기심 속에서 사이트에 접속한 순간 의문은 풀렸다. 유두가 광고하고 있는 웹사이트는 다름 아닌 피어싱 전문점이었다. 농구 백보드의 유두와 농구림은 피어싱을 상징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타투 전문점이 위치한 곳은 성 개방 국가인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이었다. / 이성해 성문화평론가 eroticblo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