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안 좋아하는 광고

by [Anti/21] 배정아 posted Aug 2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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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을 애용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보셨을 이 광고,
댄트롤 샴푸 광고.

별로 눈에 띄지도 않고 사실 내용도 뻔하기에
그냥 대충 보고 지나갔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눈에 띄는 한 단어

"머릿카락"

머릿카락? 머릿카락?
머리 + 카락 = 머릿카락?


한 눈에 보기에도 참 어색한 단어죠. 머릿카락.
머리 + 카락 이라서 머릿카락이라고 생각한걸까요?

그런데 제가 고등학교 때 짧게 배운 바로는
사이시옷은 각각 개별적인 뜻을 가지고 있는 두 단어가
연결 되었을 때만 쓰는 거였는데.
'머리'는 분명 뜻이 있지만 사실 '카락'은 뜻이 없잖아요.

그리고 꼭 사이시옷이 어쩌네 저쩌네 따지지 않아도,
머릿카락이라는 단어는 틀린 단어라는 게 눈에 확 띄구요.


광고인, 특히 카피라이터의 꿈을 (물론 지금도 키우고 있지만)
키우고있던 중학교 때, 여기저기 검색하고 사이트를 찾아다니면서
광고 카피는 다른 어느 문안보다도 철저하게 맞춤법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어요.
그래서 대학 졸업한 지 한참이 지난 카피라이터 분들이
고등학생용 맞춤법 교재를 사다가 달달 외우고, 공부를 하신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에,
어려운 단어도 아닌 기초적인 단어가 틀려서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니.
보는 순간 참 어이가 없더라구요.

분명 저 광고를 보면서 글을 배우는 아이도 있을텐데요.

요즘 세상에 광고라는 건 불특정다수의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보여지고, 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하나의 매체인데,
그런 매체이기 때문에 더더욱 바르고 타당해야겠죠.



그리고 이 광고에서 또 하나 마음에 드는 점은
이 광고의 카피가 그저

"비듬샴푸에 대한 편견
머릿결이 뻣뻣해진다? 머리카락이 빠진다?"

라고 물음을 '던져놓기만' 하고 끝난다는 점.

물음을 던졌으면 답을 해야할 것 같은데..
아니 답을 받기라도 해야할텐데..

물론 "이 제품을 써보고 당신이 물음에 직접 답해보세요"
라는 의도가 담겨있을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아직 편견을 가지고 있는 한 댄트롤을
기꺼이 사 쓰지는 않겠죠.

그러니까 이 광고에서
"그렇지 않아요! 그건 그냥 편견일 뿐이예요!" 라고
명쾌하게 해답을 던져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고 있으니
이 광고가 그 편견을 깨줘야 하는거죠.

그래야지 사람들이 의심없이, 편견없이 이 제품을 사 쓰겠죠?
그러면 광고의 목적이 달성 될테구요.




카피 쪽에 관심이 많고 카피라이터가 꿈이다보니
아무래도 광고를 보면 카피 쪽에 관심이 더 가네요.

좋은 광고만 있는 건 아니니,
좋은 광고 안 좋은 광고 모두 참고해가며
좋은 광고는 배우고
안 좋은 광고는 타산지석으로 삼고
그렇게 커가나야겠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 부끄럽다 이런 말 ;;

그럼 전 2학년이 되어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게 되면
맞춤법을 열심히 배울게요. 피~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