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광고 - MUST HAVE 감각

by [Anti/21] 배정아 posted May 0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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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트 쓰면서 찾아본 광고예요 -
과제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대중문화에서 신화가
어떻게 생성되는지 찾아봐라'라는 건데, 전 광고를 택했지요.

이 광고가 담고 있는 1차적 의미 (내포), 2차적 의미(외연)을
통해서 이 광고의 3차적 의미, 즉 최종적인 '신화'를
찾아내라는 거죠.

이 광고 예전에 보면서,
흥, 동남아는 열등하다는 거야? -_-
이 광고 만든 사람 미국빠야? 라는 생각을 언뜻..
그냥 잠깐 하기는 했었는데.. 공부하면서, 과제하면서
이 광고 또한 어떤 '신화'를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까 좀 섬뜩해지네요 - -;

뭐.. 꿈보다 해몽이라고,
정작 이 광고 만든 분은 이런 생각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요.


과제 하면서 광고라는 게 참 영향력도 큰 거고,
또 거기에는 내 속에 나도 모르게 내면화된 어떤 것이
담겨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쩌면 그래서 광고라는 게 더 매력적인 거겠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무서운(!) 거겠죠?


으아아
미흡하고 정말 읽기 부끄러운 과제지만
광고랑 같이 올릴게요.

주저리에 글 쓸 때는 술술 길게 잘도 써지더니,
비록 과제 분량이 A4 1,2장이기는 하지만
술술 써지지도 않고 분량도 참 부끄럽게 짧네요 -_ ㅠ

정말 낯뜨겁기는 하지만 전 맞을 수록 단단해지는
아이이기 때문에 ㅋㅋㅋㅋㅋㅋ
이런 과정을 통해 커가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레포트가 A4 1,2장이라서..
두 번째 사진을 넣으면 너무 칸 채우려고 한다는
느낌을 줄 것 같아서 레포트에는 첫번째 사진 넣었는데..

아마 두번째 것이 광고 전부 같네요.




이 광고는 SKY의 ‘MUST HAVE' 시리즈 중 하나인 ’MUST HAVE 감각‘ 편이다.

여기서는 보이지 않지만, 말끔하게 잘 다려진 옷 밑에는 ‘그 남자가 입으면 뉴욕이 되고’라고 쓰여있고, 지저분한 느낌을 주는, 온통 구겨진 옷 밑에는 ‘그 남자가 입으면 동남아가 된다’라고 쓰여있다. 이것이 이 광고의 1차적 의미, 즉 ‘외연’이다.

깨끗이 다려진 옷과 지저분하게 구겨진 옷은 대립의 의미를 가진다. 이 광고에 따르자면 뉴욕과 동남아는 서로 반대되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흔히 지저분한 것보다는 깔끔한 것을 더 우월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깔끔한 것을 더 선호한다. 그렇다면 이 광고는 ‘동남아보다 뉴욕이 우월하다, 동남아는 뉴욕보다 열등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뉴욕을 더 선호 한다’라는 2차적 의미, 내포를 가지고 있다.

처음에도 말했다시피 이 광고는 ‘MUST HAVE 감각’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즉, 감각을 가진 사람은 ‘우월한 뉴욕’이 될 수 있고, 감각을 가지지 않은, 이른바 ‘센스가 부족한’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열등한 동남아’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 광고의 골자는 ‘뉴욕이 되기 위해서 뛰어난 감각을 가져라’이다. 그리고 이 광고는 ‘동남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뉴욕이 되어야한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메시지는 동남아가 되는 것은 우리의 감각 수준이 낮아지는 것이고, 뉴욕이 되는 것은 감각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라는 전제를 통해 도출된다. 즉, 이 광고는 ‘우리는 동남아보다는 우월하지만 뉴욕보다는 열등하다’라는 전제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이 광고에 따르면, 우리의 지향점은 ‘뉴욕’이다. 그리고 우리는 절대로 ‘동남아’로 향해서는 안 된다. 뛰어난 감각을 지닌 사람은 뉴욕으로 향하고 질이 떨어지는 감각을 가진 사람은 동남아로 향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이 광고에서 뉴욕은 플러스적 요소이고, 동남아는 마이너스적 요소이다. 수직선에서 현재 우리의 위치가 0이라면 우리는 +로 향해야 하지, 절대로 -로 향해서는 안 된다. -로 향한다는 것은 우리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광고는 ‘우월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뉴요커가 되어야한다’, ‘뉴요커는 우월하고 수준 높다’라는 신화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신화 또한 지배적 이데올로기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세계정세는 동남아나 아프리카 같은 국가 출신의 유색 인종들보다는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이른바 ‘선진국’의 백인종들이 세력을 쥐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인종’이라는 부분에 있어 유색 인종보다는 백인종이 우월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이 광고는 백인종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인식에 영향을 받은 유색 인종(황인종)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광고를 만든 유색 인종은 자기 자신이 유색인종임에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백인종은 우월하다, 유색인종은 열등하다’라는 신화를 접하고, 그것을 은연중에 내면화하며 성장해왔을 것이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백인종을 동경하고 자신보다도 피부색이 더 짙은, 동남아인이나 아프리카인 등의 유색인종을 멸시하며 살아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새에 자신의 내면에 자리 잡은 그 신화를 바탕으로 이 광고를 만들었다.

이렇게 신화를 내면화 한 사람이 만든 광고를 통하여 많은 사람들은 또다시 ‘백인종은 우월하다, 유색인종은 열등하다’라는 신화를 접하게 되고, 또 그것을 내면화할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신화는 계속 재생산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신화는 점점 강화되며, 어느새 하나의 고정적 사고로써 자리 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