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지하철]`100%`의 위력

by [Anti/11] 김주섭 posted Aug 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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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hanmir.com/inyeon3#.
`로또판매로 조성된 기금은 100% 전액 공익목적으로 사용됩니다.`
-카피가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여튼 이런 내용의 카피가 있다`

전체적인 비쥬얼상으로는 삶의 쓴 고배를 마시는 장면이 있고,
헤드 카피는 `그래도 나에겐 로또, 로또가 있다`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사행성(?)을 부추기에는 성공적인 카피이다.,
또 이런 메시지를 사행성으로 느낄 가능성이 있는 독자들을 위해 맨 위와 같은 기금에 대한 카피가 나온다.

#.
그런데,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었다.
분명 옆에는 판매처가 국민은행으로 되어 있는데,
그럼 국민은행은 일만 열심히 하고 수익은 안 가져가는 것인가?

해답은 바로 `100%`와 더불어 `전액`이란 단어의 시너지 효과에 있었다.
글쓰기 원칙에 보면 중복되는 단어의 나열은 피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아무래도 카피를 읽는데, 이 두 단어의 지뢰매설에 기금이란 단어에 신경이 덜 간 것이었다.
로또 판매로 얻은 수익은 분명 일정 부분 국민은행에서 가져갈 것이고,
그 남은 수익이 기금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니 알고보면 저 카피는 너무나 뻔한 사실을 아주 폭발력있게 포장한 것이다.
(오히려 국민은행 돈 많이 번다라는 사실은 입을 싹 닦고 안 하고 있는 것이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읽다 보면 국민은행이 수익을 가져가건 말건,
100% 전액이란 단어에 잠깐 갸우뚱하고 그런가 보다라고 멈추게 된다.

#.
저 한줄의 카피를 쓰기 위해 크리에이터는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아무래도 이 광고의 핵심은 메인으로 떠 있는 비쥬얼과 헤드 카피가 아니라 저 기금사용에 관한 문구가 아닐까 한다.
유저들이 가지고 있을 거부감을 해소하기 위해 글쓰기 원칙까지 무시해 가면서 얻어낸 파워라니.
기금+100%+전액 의 파워.
그냥 읽고 지나가면 너무나 국민은행의 이미지가 좋아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