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광고]카라....진정한 여성의 브랜드가 아쉽다.

by [Primo/13] 김정두 posted Sep 2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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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몇주만에 올리는 60초 광고인가....
개인 컴터가 없다는 나의 외부요인과
절대적으로 게으르다는 내부요인에 의해 이제야 글을 올린다...
마니 읽고 마니 씹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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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텔레콤의 신규 브랜드 ‘여자의 011_카라’ CF. 카라는 30~40대 기혼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이동 전화 서비스로 10대를 위한 ting, 20세 전후의 젊은이를 위한 TTL, 25~35세 샐러리맨을 위한 UTO에 이은 여성 층을 겨냥한 브랜드다.

마스카라에서 따온 카라는 011이 여성의 생활을 풍성하게 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자이면서 아내와 엄마, 친구 등 1인 4역을 하는 30~49세 여성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인생에서 가장 경건하고 아름다운 순간인 결혼식을 모티브로 삼았다. 또 결혼의 느낌을 가장 잘 전달하기 위해 실제 결혼식 사진을 사용했다.

시대를 대표하는 미인이면서 세상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 그 후에도 성공적인 생활을 하는 여배우 5명을 선정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제작진은 1백 여명의 여배우 리스트 가운데 최종적으로 5명을 선정했다. 1960년대 스크린을 누비며 여배우 전성시대를 연 문희를 비롯해 유지인 김희애 유호정 신애라 등이 그 주인공.

이들은 모두 여성이 주체가 되는 당당한 삶을 누리고 있으며, 현재까지 여자들이 부러워하는 여자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이들 여배우들은 자신의 결혼식 사진을 쉽게 내주지 않아 제작진을 애먹였다. 아무리 배우라 해도 소중하게 보관 중인 결혼식 사진을 쉽게 허락하지는 않았을 터. 게다가 단독 출연이 아닌 다른 여배우들과의 동반 출연이라는 사실을 접한 뒤 한층 더 마음의 문을 닫았다.

덕분에 제작진은 5명의 톱 스타 집 앞에서 평균 2주일 동안 프로포즈하는 심정으로 기다리며 삼고초려 정신을 발휘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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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일간스포츠에 실린 기사이다.
광고 자체로만 보자면, 30,40대 기혼여성이라는 타겟에게 어필할 수 있는, 유명 여성 연예인의 결혼사진으로 만든 대단히 적절하고도 훌륭한 광고라고 할 수 있겠다.
우선, 모델 선정에 있어서 앞의 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공한 (그야말로 기혼여성에 있어서이다.) 타겟층이 선망할만한 대상을 선정했고, 다수의 여성 (내 주변의 몇몇...--;) 이 동의한 여성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중요한 결혼이라는 순간을 포착했다는 점에서 정말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곡을 찌른 광고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타겟선정에 있어서, 30,40대의 기혼여성의 브랜드에 '여자'라는 타이틀을 붙인 것은 문제가 있다. 20대부터 60대 이상의 결혼 여부를 떠나서 여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여성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포함시키지 않은 채 여자의 011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것은 '여자'라는 단어를 함부로 쓴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이외의 타겟층은 TTL과 UTO가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타겟선정 자체는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그러한 브랜드에 '여자'라는 타이틀은 어울리지않기 때문이다.

또하나의 문제점은 그 모델에서도 볼 수 있듯이 30,40대 여성 중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면에 있어서, 쇼핑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한 멤버쉽 카드라든지, 장보기에서의 신선한 음식제공, 가족이벤트제공, 육아정보의 제공 및 커뮤니티화 등, 전업주부들의 서비스라 할 수 있는 컨텐츠만을 보여주고 있다하는 점이다.
전업주부의 011이 아닌 여자의 011이라하면, 진정 여성이기에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요즘여성이라면 쇼핑과 장보기와 육아를 혼자서 도맡아 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여성의 사회생활을 독려하고, 보다 돈독하게 할 수 있는 커뮤니티라든가, 자아실현 또는 여가를 보다 손쉽게 즐기게 할 수 있는 컨텐츠가 필요하지 않을까?
진정한 여성의 이동통신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