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복]Re! 나의 다큐멘터리

by posted Apr 2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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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스쳐보면 뭐, 다 그렇고 그런 광고다.
단 나이키가 짱먹고 있는 스포츠 광고의 톤과는 분명히 다른 무언가가 있네라는 정도의 느낌이다.

그런데, 뭐 유심히 보다 보니, 아 이 나의 다큐멘터리 편.
나의 다큐멘터리라는 카피만큼.
나름대로의 메시지에 감동을 받고 있다.
승리의 영광에 관해 물음표를 던지며 시작하고,
왈츠 배경음이 깔리면서 뜨는 단어
Re!

다시, 한번 더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던지고 있다.
Re라는 단어가 효과음과 함께 뜨긴 하지만, 메시지 자체가 비쥬얼화 되어 있어,
아트웍은 괜찮은데, 짧은 시간의 스팟에는 조금 아쉬운 감이 남는다.

#.
그래도 나름대로의 구성엔 매력이 끌린다.
삶 자체가 한 편의 다큐멘터리라면, 실패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상대의 견제를 받아서 넘어지는 경기라거나,
아님 내 실력이 모자라서 지고 마는 경기이든,(비치 발리볼 신에서 넘어진 선수 너머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의 대조라...)
어쨌든 우리는 다시 그것에 도전하면 되는 것이다.
한 번에 포기할 수도 있지만, 스포츠라는 단어는 한 번에 나가떨어지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한 큐에 성공하는 스토리가 있다면 그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픽션이다.
그러한 면에서 실패라는 것은 지극히 리얼하고 사람들과의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것이다.
생각해 보라.
과연 우리 삶 속에서 한 번에 턱하고 성공하는 경우가 있는지.
복권도 한 번에는 잘 안 붙는다.
다만 사람들이 리얼리티와 떨어지려 하고,
또 그 거리가 먼 것일수록 신선하고, 튀어서 눈여겨 본다는 점이 걸린다.
어쨌든 지금 브라운관 바깥의 삶은 픽션이 아니다.

#.
다큐멘터리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화자는 제 3자이다.
현재의 다큐멘터리는 일정한 주장을 담고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객관성을 담아야지 다큐멘터리라고 쳐준다.
그런데, 나의 다큐멘터리의 주체는 1인칭이다.
과연 내가 나에 대해서 객관적일 수 있을까란 물음에서 이 카피를 되싶어보기 시작했다.
(뭐 단순히 내 실패의 기록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에 대해 3자가 되자란 메시지.
만약 내가 나에 대해서 냉정해질 수 있다면 아마 더 이상 안주는 없을 것이다.
자기 사진을 보며 0% 어색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없듯이,
자기가 나온 비디오를 보면서 내 모습이 저랬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듯이.
때때로 나는 나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

#.
종종 연예인들이 셀프 카메라란 형식으로 이상한 것들을 찍어대곤 한다.
그 셀프 카메라와
나의 다큐멘터리를 비교해 본다.
둘다 셀프와 마이(나의)가 들어갔다.
하지만 그 메시지는 같을까?

Communicator for the MediaPia



203.252.218.54 띵지 04/23[17:30]
다시시작하고 또 다시시작하는면서 다큐멘터리가 완성되는 것이 스포츠-_-;; 응-_-;;? 좋아좋아 카피너무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