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로보는....;;

by posted Mar 0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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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리포터 > 사회 <-----------요기서 퍼왔습니다.
읽을만한 듯 하네요.. 인터넷게시판에 너무 익숙해져 길어보일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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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부자되세요'는 허구!

최근 광고계에서는 BC카드가 화제인 모양이다.

'여러분 부자되라'는데 후배에게 어떻게 생각하냐고 했더니 좋은 말이니 문제가 없다고 한다. 놀라운 말이었다. 그리고 새해 벽두부터 '여러분 부자 되세요'하며 살그머니 다가오는 광고는 이제 부동의 대박 광고가 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여기에서 놀랍다는 것은 단지 그 광고의 참신함 때문이 아니다. '부자 되세요'하는 말을 덕담으로 하다가는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던 것이 불과 얼마 전이고 보면 우리가 이제는 노골적으로 돈만 추구하는 시대를 꾸려가고 있구나 하는 점 때문이다.


문제는 과연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는 카피에서 여러분이 과연 일반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왜 '부자되세요' 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선호하게 되었는가 하는 사회적 맥락을 먼저 짚어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유럽의 학자, 기업인, 교육자들로 구성된 로마클럽은 1972년 첫번째 보고서인 '성장의 한계'를 발표했다. (Donella H. Meadows, Dennis L. Meadows [and others], The limits to growth : a report for the Club of Rome's project on the predicament of mankind. New York : New American Library, 1974) 이 보고서는 산업 성장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 연구 결과였다. 이는 일반인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메도우즈를 시스템다이내믹스팀이 만들어낸 것이고 그들이 사용한 방법은 시스템 사고와 스텔라라고 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었다.


실증주의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연을 채취하여 가공하는 산업주의 에서는 우리는 모두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 주어서 세계의 학계, 정책 집단, 경제, 환경계 등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심지어 신좌파는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실증적인 연구가 자본주의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존 카치아피카스, 신좌파의 상상력, 이재원외 옮김, 서울: 이후, 1999 pp504-516)


즉 자원을 가공하여 이윤을 내는 산업시대는 이제 성장의 한계를 보이기 때문에 모두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산업자본주의의 근본적인 재검토를 불러 일으켰고 이는 부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더 고민하게 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다른 방향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산업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듯하면서 보완하는 제3의 물결 (Alvin Toffler, The third wave , New York : William Morrow, 1980)식의 정보 사회론이 휩쓸기 시작한다. 이제 산업자본시대와 같이 인간의 노동력을 통한 자연 자원의 가공을 통한 부의 창출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로 부를 창출하는 정보 사회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다니엘 벨, 피터 드러커를 중심으로 한 무수한 미래학자 경영학자들이 이러한 정보사회론을 주창했고 이는 전세계를 휩쓸었다.


1991년 소련이 무너지면서 자본주의의 대안인 것으로 확고해졌고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을 선언하기도 했다.그러나 지식정보사회론은 산업자본주의에 바탕하지 않고는 성립할 수 없다. 그것은 산업자본주의와 결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산업자본주의의효율성을 높이는 논리일 뿐이었다. 자본주의 전일체제에서 산업자본주의를 더 확고하게 하는 지식정보사회론은 무소불위의 힘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는 국민의 정부를 들어서면서 제도적으로 본격화되었다. 제도적으로 지식정보화론이 정책을 통해 구체화 되고 강력한 이념이되었다. 그것은 우리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경제구조의 근본적인 재검토를 해야 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국내외의 무수한 연구기관(부즈엘런 헤밀턴, 한국 보고서, 매일경제신문사: 서울, 1997. pp1-50, 포스코경영연구소, 지식경영-IMF시대의 한국 경제회생의 유일한 대안, 1998. pp46-48)들이 지식정보사회론을 주창하며 한국도 지식과 정보가 부를 창출하는 사회로 바꾸어야한다고 충고했다. 각 언론들도 여기에 맞장구를 쳤다.


어느 경제지는 지식혁명 보고서와 피터 드러커. 노나카의 지식 경영론을 통해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 고수했다.(지식프로젝트팀, 지식혁명보고서, 매일경제신문사; 서울.1998. pp1-30. 지식프로젝트팀, 두뇌강국보고서, 매일경제신문사: 서울,1999. pp1-119. Ikujiro Nonaka-Nobura konno, The Concept of "Ba": Building a Foundation For Knowledge Creation, California Management Review vol 40. no.3(Spring 1998): pp40-50I. Nonaka and h. Takeuchi. The Knowledge Creating Company, Oxord University press, 1995.)


진보적이고 민주화를 위해 애썼던 많은 분들도 이러한 지식정보사회론을 옹호하고 옹호한다. 과연 지식 정보 사회론은 산업주의의 대안인가 이런 지식정보사회론이 강조하는 것은 산업사회와 지식정보사회는 다르다는 것이다. 자연자원과 인간의 육체적인 노동력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를 통한 인간의 정신적인 창조력이 부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이 때문에 누구나 지식과 창조력이 있으면 부자가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산업 시대의 성실성과 충실성을 부정한다. 열심히 일해서 착실하게 돈을 보아서 튀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조력을 통해 얼마든지 부를 만들어내는 사회가 새로운 지식정보사회이기 때문이다. 기존같이 자본을 누가 많이 가지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무형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한 것이다.


이제는 이러한 능력이 중요한 사회가 되었다고 한다. 성실성과 착실성은 이제 폐기의 대상이라고 한다. 이것은 이제 대박의 사회를 알리는 전주곡이다. 일해서 착실하게 돈을 모으는 것보다 정보를 가지고 하나 제대로 건져보자는 것이다. 하나 건져서 잘 살아보자는 것이다. 성실하게 일하면서 인간답게 사는 것이 고민의 대상이 아니다. 능력만 있으면 높은 연봉을 받아 누구의 눈치를 보지도 혼자도 잘 살 수 있다.


또한 산업시대의 노동자와는 달리 지식정보사회의 노동자는 자신의 창조력으로 얼마든지 부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피터 드러커의 지식노동자 논리는 이론 논의대로라면 노조는 악이다.


이는 대박의 사회이면서 철저하게 능력의 사회를 해준다. 모든 이들이 지식정보화를 맹신하고 이 사회의 핵심가치인 창조력과 능력을 중요시한다. 교육은 이제 성실하고 인성 있는 학생보다 창조력과 아이디어를 많이 하는 학생을 길러내라 한다. 심지어 책을 많이 읽는 사람보다 컴퓨터를 잘하는 학생을 우선하여 궁둥이를 두드려 준다. 성실한 사람보다 인격이 훌륭한 사람 보다 정보를 가지고 적재 적소에 잘 굴리는 사람이 결혼상대자로 선호되고 회사에서 선호된다.


돈을 못버는 아버지는 무능하다. 지식과 정보를 활용할 줄 모르는 덕 있는 아버지는 멸시의 대상이다. 가난한 아빠 보다 부자 아빠가 좋다. 투자 잘하고 돈 잘 굴리는 아내, 어머니가 선호된다. 어디를 가나 한 번에 돈 많이 벌 수 있는 사람이 선호된다. 이제 산업시대가 아니라 지식과 정보가 부를 만들어 주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제 강제적으로 억압하는 기제는 없다. 누구나 능력이 있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


자 모두 부자가 되자!! 대신 철칙이 있다. 정보를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말라 정보가 돈이다. 개인화 하라 뭉치지 마라 이러한 사회적 맥락 때문에 우리는 부자 되세요 라는 지극히 노골적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선호하게 된 것이다.


과연 이러한 지식정보담론으로 진정한 부자가 된 사람은 일반인들인가 빌 게이츠의 신화는 어떠한가 벤처 창업의 신화는 어떠한가 정현준, 진승현은 지식 정보 담론을 등에 업고 자기 사업에 투자하면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사기를 쳤다. 수많은 벤처가 도산했다. 부자가 된 사람은 지식정보담론을 만들어 내고 확산시키는 사람들이었다. 엘빈 토플러, 피터 드러커 등의 허황된 미래학자 그리고 수많은 투기꾼,바람지ㅏ이, 얼치기 경영자, 허위적인 지식인 그리고 출판사, 언론이 이러한 지식 정보화 담론을 통해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떠들면서 자신들이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그러한 담론의 단순 소비자가 되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의 노예가 되었다. 기존의 자본가는 자본을 바탕으로 지식과 정보을 장악하고 그리고 창조력을 쥐어 짜내서 더욱 자본을 축적했다. 노동자와 자본가의 구조는 깨지지 않고 더욱 공고해졌고 노동자는 연봉제로 분열되고 있다. 노동 강도와 정신적 압박은 더욱 강해졌다. 이는 동료, 가족과 친지, 친구, 연인사이 뿐만 아니라 사람의 영혼까지 모든 것이 돈버는 능력에 따라 평가되고 재단되었다.


금융은 지식 정보 시스템과 담론으로 최상의 지식 정보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신용 카드다. 그렇다면 과연 여러분 부자 되세요 라고 할 때의 여러분은 누구인가 그것은 바로 그러한 담론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결국 그 광고는 BC카드를 많이 사용하라는 것이다.


이 광고 덕에 비씨카드 광고는 스포츠서울이 매주 집계하는 ''국내 광고인기도조사''에서 이달 둘째 주부터 3주연속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기존 1위를 차지한 광고들의 선호도가 10% 안팎에 불과했던 반면 비씨카드의 광고는 20%대의 높은 선호도를 나타내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세계일보, 2002년 1월 28일자금융특집/설…신학기…신용카드 뜨거운 판촉전)


‘부자 되세요’ 광고로 가장 먼저 부자가 된 건 모델이었던 김정은씨였다. 비씨카드와 1억원 안팎으로 1년 전속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김씨는 이 광고 뒤부터 CF 모델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수억 원대로 몸값이 뛰었다. (한겨레 21, [커버스토리] 2002년 2월 27일 제398호)


그러나 일반인들의 처지는 어떠한가 지난해 11월말 현재 신용카드 회원 4754만 명 가운데 신용불량자가 104만 1000명으로 은행연합회에 등록된 전체 신용불량자 279만4000명 중 37.2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미성년자 회원은 지난해 7월 19만 명에서 32만 명으로 4개월 새 67%나 증가했다.(국민일보, 2002년 1월 14일자카드시장 ‘쟁탈전’ 연초부터 뜨겁다)


여러분 부자 되세요 의 여러분은 결코 우리들이 아니다. 그것은 그들이다. 그들은 부자 되세요라는 담론을 확장시키면서 궁극적으로 자신의 이해관계만을 관철시키는 것이다. 신용 불량자나 카드 남발로 개인이 고통을 받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카드를 사용해서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광고의 대박, 매출의 대박만이 중요하다.


우리가 돈을 벌면 얼마나 벌 수 있을까 로마 클럽의 '성장의 한계'에서 이는 이미 보여졌다. 지식정보화사회는 산업자본주의의 연장이다. 산업자본주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산업자본의 연장인 한 우리는 부자가 될 수 없다. 이는 물질적인 부를 말한다. 우리가 이러한 물질적인 부의 한계 때문에 우리가 TV광고의 부자가 되세요 라는 말을 덕담으로만 듣기에는 너무나 처절한 사회의 이면이 있다. 우리는 대박을 꿈꾸는 사회가 되었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 인류 역사 이래로 엄청난 정신적 육체적 시달림을 받고 있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인간과 자연 사이를 분열과 파괴의 회오리로 다시 집어넣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과 사람들 분열되었다. 대신 이러한 환상을 만들어내는 이들만 부자가 되고 우위를 가질 뿐이다.


지식 정보는 돈이 아니라 인간애의 의사소통이다. 산업주의를 바탕으로 한 지식정보담론은 허구이다. 그 연장선상에 서있는 금융을 통한 부자론도 허구이자 환상이다. 우리는 지금 물질적인 부자가 아니라 정신적인 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신적인 부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에서 우선 탈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정신적인 부를위한 적정한 부는 성장의 계속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것을 어떻게 나눔하는야 이다.


무한한 부자라는 환상에서 우리가 서로 어떻게 있는 것을 잘 나누어 쓸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지 개인화, 파편화, 파괴화로 첨철된 허황된 부자론을 부추기는 광고에 넋을 잃고 있을 때가 아니다.


하니리포터 김헌식/ codess@hanmail.net






211.216.31.66 윤정 03/04[12:41]
광고 카피 하나 가지고 이렇게 많은 말을 하는군.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
203.252.215.35 띵지 03/04[14:10]
너무 노골적인 카피라 그런가-_-a 참..쩝..
211.212.188.95 태희 03/04[20:15]
무쟈게 길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