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일상으로의 초대

by posted Jul 0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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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 열차 안에서 좌석을 찾은 한 승객.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꼬마임을 알고 유쾌하지 않은 표정을 짓는다.
잠시 후 하나하나를따라하는 아이에게 한마디를 던지는 승객.
너 이런거 처음이지.
아뇨 코카콜라 많이 먹어봤어요.
사는 맛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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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Global, Act Local! 이란 모토가 있다.
월드와이드 전략을 구사하면서도, 로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명절 때면 코카콜라를 마셔요라는 모토를 내세우며 로컬화에 성공한 코카콜라가 이제는 우리에게 익숙한 새마을 호의 풍경을 제시한다.

누구나 장거리 여행에서는 옆자리의 사람이 신경쓰이기 마련이다.
산만, 잡음의 상징이 꼬마가 옆에 있다면 여행 내내 안락(?)해질수가 없는게 현재 한국의 여행문화이다.
그런 일상을 코카콜라가 캐치한 것이다.
의자 각도 조절하기, 시사 잡지 보기, 음료수 마시기.
여행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이 모든 것이 긴 시간을 보내기 위한 일상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 여행 자체가 낯설은 어린아이에겐 모든 것이 새롭다.
일단 옆자리에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이 앉는 것 자체가 불안한 눈빛이다.
하지만 그 꼬마는 따라하기 전략을 통해서 어른과 동등한 위치에 서고자 한다.
붕 뜬 다리에도 불구하고 의자를 뒤로 젖히고, 동화책(어린 왕자)을 펼친다.
같은 공간과 같은 행위를 하면서도, 무언가 차이점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 점을 아주 부드럽게 터치해내고 있다.
-이런 상황은 할머니와 이어폰 꽂은 청소년으로 배열한 것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배열이다.
생각해보자. 똑같이 세대차이가 느껴지는 설정이다.
그렇지만 전자의 경우가 후자의 경우보다 훨씬 부드러운 설정이 아닌가?-
결국 자기를 따라하는 것에 어이가 없음을 느낀 어른이 꼬마한테 한 마디 묻는다.
너 이런 거(여행) 처음이지?
아뇨 나 코카콜라 많이 먹어봤어요.
-동문서답식의 대답이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웃을 수 밖에 없다.
바로 지루한 일상이 깨어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런 순간 때문에 사는 맛을 느끼는 우리들이다.
지루한 여행을 그것도 찌부둥한 기분에 출발한 어른이, 아이의 적극적인 동화의지에 힘입어 그의 존재를 자신의 옆자리로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의 직접적인 매게체가 되는 것이 바로 코카콜라라는 얘기이다.

글로벌 브랜드가 로컬로 진입할 때, 분명 그 브랜드에게는 로컬이 낯선 공간이고, 어린 아이의 입장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불안함이다.
그 불안함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진건 돈밖에 없다'는 사고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자세를 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코카콜라는 꼬마처럼 잔잔한 일상의 반복을 통해서 우리 일상에 자리잡기 전략을 전개한 듯하다.
이는 아주 민족적인 명절에도 거침없이 코카콜라를 갖다 붙이고, 가족의 일상과 코카콜라를 같이 배열한 지금까지의 광고를 봐도 그러하다.
그러고는 배짱있게 한마디 툭 던지는 것이다.
당신과 나는 같은 일상을 공유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그리고 당신의 냉장고에 나를 초대한 것은 바로 당신이라고.

글로벌 브랜드의 일상화를 통해서 애초에 가졌던 낯설음을 극복하고 일상으로 초대받은 코카콜라의 전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듯 싶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있게 말하는 듯 싶다.
언제 어디서 누구의 일상에도 초대받을 수 있는 음료라고.
다리 길이는 틀려도, 보는 책은 달라도, 마시는 음료는 같을 수밖에 없는 처지.
결국 공통점을 갖는 데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출발한다는 기본 원리에 충실한 광고이다.
공감의 원리...
그리고 공감의 매개체를 스스로 만들어 낸 전력.
글로벌 브랜드는 그래서 파워가 있나보다.

Communicator for the MediaPia



211.55.53.152 현웅君/-.-/ (windmagic@hanmail.net) 07/04[01:25]
무서운 파워브랜드
211.222.255.20 식은오뎅 07/09[15:58]
코카콜라는 대행사도 맥켄에릭슨이라고 하는 외국광고대행사임에도 우리의 문화를 그렇게 잘
파고 들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이 예전 게임방을 배경으로한 광고도... 명정 때 너무나 한국적인
대가족의 모습을 그려낸 것도... 암튼.Think Global, Act Local! 이라는 말 참 멋있네요.
211.216.31.111 윤정 07/09[16:09]
think globalm act local...good
211.38.170.54 재원 07/10[19:03]
로컬까지는 좋다.
210.221.32.172 크라이첵 (krtycek@dreamwiz.com) 07/13[02:18]
한국 지사에는 한국사람이 다니니까.. 그런거야.. 준규형,,,ㅋㅋㅋ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