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시청률로 광고주 러브콜 쇄도
KBS, MBC·SBS에 매출 밀리자 도입
드라마 무리한 PPL로 도마에 오르기도
일부에선 “코너가 광고 같다” 거부감
“오빠 우리 빨래 시간 얼마나 남았어?”(신보라)
“한 15분 남은 것 같은데?”(송준근)
“그럼 우리 빨래 되는 동안에 헤어지자.”(신보라)
“넌 그런 얘기를 처음 온 사람은 뭐가 뭔지 몰라서 헤매는 빨래방에서 하니?”(송준근)

KBS ‘개그콘서트’에 등장한 ‘크린토피아’ 광고. 개콘은 지상파 방송 최초로 공개 코미디에서 간접광고를 유치했다.
지난 4일 방송된 KBS2 ‘개그콘서트(개콘)-생활의 발견’ 코너의 배경은 빨래방이었다. 이 코너는 지금까지 잠깐 머물다가 떠날 수 있는 온갖 곳에서 이별통보를 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카페·식당 등 불특정 공간이 아니라 ‘크린토피아’ ‘치킨마루’ 등 특정공간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간접광고(PPL)가 코너 안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4일 방송에서는 ‘크린토피아’ 상호와 세탁기 그림을 배경으로 ‘세탁편의점’ ‘코인세탁’ ‘이불! 세탁에서 건조까지 1시간에 OK∼’ 등 광고문구가 세세히 등장했다.
이 코너에 삽입되면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본 건 지난달 28일 방송된 ‘치킨마루’였다. 영화 ‘건축학개론’ 이후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사랑받고 있는 미쓰에이 수지가 나와 넘어지면서 ‘수지 꽈당’이란 검색어와 함께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전체 사진이 널리 퍼졌다. 또 개콘 방영시간대가 오후 9시인 만큼 “치킨 먹고 싶다”는 글이 트위터에 속속 등장했다.
◆개그콘서트, 공개 코미디 최초 간접광고
2010년 1월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지상파 방송에서도 간접광고를 할 수 있게 됐다. 서바이벌 버라이어티와 오디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간접광고가 속속 들어왔지만,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공개 코미디는 청정지역으로 남았다.
그런데 평균시청률 20%를 넘는 개콘이 한류스타가 등장하는 미니시리즈 이상의 인기를 얻으면서 광고주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KBS에 광고를 연계하고 있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관계자는 “그동안 광고주들이 개콘에 간접광고를 하고 싶다고 요청해왔지만 공영방송의 성격상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보일 것을 우려해 KBS에서 조심스러워했다”고 전했다.
KBS 브랜드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정태웅 PD는 “한 회당 14∼15개 코너를 내보내고 있는데 그 중에 한 코너로 간접광고를 제한하고 있다”며 “PPL이 허용된 지 3년 정도 됐지만 KBS에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이 코바코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상파 3사의 간접광고 매출액은 MBC(106억원), SBS(53억원), KBS(15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액은 MBC가 KBS의 약 7배를 기록했지만, 공개 코미디 사상 최초의 간접광고는 개콘이 유치하게 된 셈이다. 현재 SBS ‘개그투나잇’과 MBC ‘코미디에 빠지다’에 요청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너가 광고 같아” 일부 거부감
간접광고는 양날의 검과 같다. 이로 인해 얼룩진 드라마 속 무리한 PPL은 논란의 도마에 오르곤 했다. PPL 비용은 물건이 책상 위에 그냥 놓여 있으면 1단계, 등장인물이 이것을 집어들면 2단계, 물건을 둘러싼 에피소드에 등장하면 3단계 등 노출수위와 횟수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개콘 ‘생활의 발견’ ‘거지의 품격’ 등에 배치된 간접광고는 이 중 2단계로, 시작부터 끝까지 유일한 배경으로 등장해 주목도가 높다. 14∼15코너 중 한 개인 만큼 방송법에서 제한한 ‘전체 방송시간의 5% 이내, 화면 전체 크기의 4분의 1 이하’는 충족하고 있지만, ‘숨은그림찾기’처럼 등장하는 드라마 PPL보다 존재감이 압도적으로 크다.
따라서 일부 시청자들은 이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다. 방송 이후 SNS·블로그 등에는 “거슬린다” “개그맨들이 등장하는 광고 같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PD는 “코미디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하고 있다”며 “특정 장소를 배경으로 하더라도 그 안에서 일어나는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주제에 충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영 의원은 “간접광고를 법적으로 허용한 이후 방송사와 광고주에게는 상호 유용한 창구 기능을 하고 있지만 과도한 노출은 시청자 불만과 짜증을 유발한다”며 “관리 감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KBS, MBC·SBS에 매출 밀리자 도입
드라마 무리한 PPL로 도마에 오르기도
일부에선 “코너가 광고 같다” 거부감
“오빠 우리 빨래 시간 얼마나 남았어?”(신보라)
“한 15분 남은 것 같은데?”(송준근)
“그럼 우리 빨래 되는 동안에 헤어지자.”(신보라)
“넌 그런 얘기를 처음 온 사람은 뭐가 뭔지 몰라서 헤매는 빨래방에서 하니?”(송준근)

KBS ‘개그콘서트’에 등장한 ‘크린토피아’ 광고. 개콘은 지상파 방송 최초로 공개 코미디에서 간접광고를 유치했다.
지난 4일 방송된 KBS2 ‘개그콘서트(개콘)-생활의 발견’ 코너의 배경은 빨래방이었다. 이 코너는 지금까지 잠깐 머물다가 떠날 수 있는 온갖 곳에서 이별통보를 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카페·식당 등 불특정 공간이 아니라 ‘크린토피아’ ‘치킨마루’ 등 특정공간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간접광고(PPL)가 코너 안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4일 방송에서는 ‘크린토피아’ 상호와 세탁기 그림을 배경으로 ‘세탁편의점’ ‘코인세탁’ ‘이불! 세탁에서 건조까지 1시간에 OK∼’ 등 광고문구가 세세히 등장했다.
이 코너에 삽입되면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본 건 지난달 28일 방송된 ‘치킨마루’였다. 영화 ‘건축학개론’ 이후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사랑받고 있는 미쓰에이 수지가 나와 넘어지면서 ‘수지 꽈당’이란 검색어와 함께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전체 사진이 널리 퍼졌다. 또 개콘 방영시간대가 오후 9시인 만큼 “치킨 먹고 싶다”는 글이 트위터에 속속 등장했다.
◆개그콘서트, 공개 코미디 최초 간접광고
2010년 1월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지상파 방송에서도 간접광고를 할 수 있게 됐다. 서바이벌 버라이어티와 오디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간접광고가 속속 들어왔지만,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공개 코미디는 청정지역으로 남았다.
그런데 평균시청률 20%를 넘는 개콘이 한류스타가 등장하는 미니시리즈 이상의 인기를 얻으면서 광고주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KBS에 광고를 연계하고 있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관계자는 “그동안 광고주들이 개콘에 간접광고를 하고 싶다고 요청해왔지만 공영방송의 성격상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보일 것을 우려해 KBS에서 조심스러워했다”고 전했다.
KBS 브랜드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정태웅 PD는 “한 회당 14∼15개 코너를 내보내고 있는데 그 중에 한 코너로 간접광고를 제한하고 있다”며 “PPL이 허용된 지 3년 정도 됐지만 KBS에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이 코바코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상파 3사의 간접광고 매출액은 MBC(106억원), SBS(53억원), KBS(15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액은 MBC가 KBS의 약 7배를 기록했지만, 공개 코미디 사상 최초의 간접광고는 개콘이 유치하게 된 셈이다. 현재 SBS ‘개그투나잇’과 MBC ‘코미디에 빠지다’에 요청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너가 광고 같아” 일부 거부감
간접광고는 양날의 검과 같다. 이로 인해 얼룩진 드라마 속 무리한 PPL은 논란의 도마에 오르곤 했다. PPL 비용은 물건이 책상 위에 그냥 놓여 있으면 1단계, 등장인물이 이것을 집어들면 2단계, 물건을 둘러싼 에피소드에 등장하면 3단계 등 노출수위와 횟수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개콘 ‘생활의 발견’ ‘거지의 품격’ 등에 배치된 간접광고는 이 중 2단계로, 시작부터 끝까지 유일한 배경으로 등장해 주목도가 높다. 14∼15코너 중 한 개인 만큼 방송법에서 제한한 ‘전체 방송시간의 5% 이내, 화면 전체 크기의 4분의 1 이하’는 충족하고 있지만, ‘숨은그림찾기’처럼 등장하는 드라마 PPL보다 존재감이 압도적으로 크다.
따라서 일부 시청자들은 이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다. 방송 이후 SNS·블로그 등에는 “거슬린다” “개그맨들이 등장하는 광고 같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PD는 “코미디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하고 있다”며 “특정 장소를 배경으로 하더라도 그 안에서 일어나는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주제에 충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영 의원은 “간접광고를 법적으로 허용한 이후 방송사와 광고주에게는 상호 유용한 창구 기능을 하고 있지만 과도한 노출은 시청자 불만과 짜증을 유발한다”며 “관리 감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