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숱한 TV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범(典範)으로 통하는 미국 폭스TV의 '아메리칸 아이돌'은 올해도 3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미국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에서 특히 흥미로운 건 10여명의 경쟁자가 남은 뒤부터 매회 첫 장면에 등장한 3분짜리 '뮤직 비디오'다. 출연자들이 함께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거나 세차를 하며 노래하는 모습을 담은 이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은 실은 포드 자동차이다. '아메리칸 아이돌' 프로그램에 거액을 협찬하고 있는 대기업 포드가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기획한 일종의 변종(變種) 광고다.
이처럼 TV 프로 속 간접광고가 일상화된 미국 방송가이지만 '시에스아이(C.S.I)'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 '클로저(Closer)' 등 각종 드라마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간접광고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상품 광고에 대한 고려 때문에 드라마의 스토리가 왜곡돼서는 안 된다"는 제작진의 고집 때문이다. 대형 제작사 워너 브라더스의 한 마케팅 간부는 "간접광고로 사소한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콘텐츠의 완성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했다.
2010년 방송법 개정으로 TV 프로 속 간접광고가 일부 허용된 뒤 갖가지 상업적 실험에 골몰하고 있는 국내 드라마 제작진이 유념해야 할 것은 이런 분별력이다. 갈수록 노골적으로 변모하는 국내 드라마 속 간접광고를 보면 이제 스토리는 상품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느낌마저 받는다. 최근 종영된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은 간접광고의 조악한 습격으로 점철된 작품이었다. 그중에서도 장동건이 김하늘에게 '지미 추' 명품 구두를 선물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능력 좋네. 명품 구두 선물이라. 130만원짜리 한정판이야"라는 친구의 말로 구두 가격까지 친절하게 알려준 작가는 장동건의 입을 통해 "사치스럽게 말고 가치스럽게 신어봐요"라는 광고 카피성 대사까지 제공했다.
이 밖에도 '유령' '더 킹 투 하츠' '골든타임' 등 억지스러운 간접광고로 구설(口舌)에 오른 드라마는 한두 편이 아니다. 최근에는 걸그룹 티아라의 함은정이 드라마 '다섯손가락'에서 갑자기 하차한 것을 두고도 간접광고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며 방송가를 달구고 있다. "팀 내 왕따 문제로 이미지가 실추된 은정으로 인해 간접광고 수주에 문제가 있어 제작사가 캐스팅을 무리하게 변경했다"는 주장이다. 요즘 간접광고에 대한 제작진의 강박을 감안하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국내 방송법에는 전체 방송시간의 5%, 전체 화면의 25% 이내로 간접광고가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양이 아니라 질이다. 법의 한계를 넘지 않더라도 드라마의 스토리에 무리한 부담을 주면서까지 간접광고를 집어넣는다면 시청자의 짜증과 조소(嘲笑)만 유발할 뿐이다. 게다가 이로 인해 제작 과정의 잡음까지 불거지고 있지 않은가? 우리 드라마는 한류(韓流) 바람을 타고 이미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콘텐츠로 성장한 지 오래다. 20여년간 쌓아올린 한국 드라마의 국제적 위상이 눈앞의 작은 수익에 대한 제작진의 욕심 때문에 무너져서야 되겠는가.
이처럼 TV 프로 속 간접광고가 일상화된 미국 방송가이지만 '시에스아이(C.S.I)'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 '클로저(Closer)' 등 각종 드라마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간접광고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상품 광고에 대한 고려 때문에 드라마의 스토리가 왜곡돼서는 안 된다"는 제작진의 고집 때문이다. 대형 제작사 워너 브라더스의 한 마케팅 간부는 "간접광고로 사소한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콘텐츠의 완성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했다.
2010년 방송법 개정으로 TV 프로 속 간접광고가 일부 허용된 뒤 갖가지 상업적 실험에 골몰하고 있는 국내 드라마 제작진이 유념해야 할 것은 이런 분별력이다. 갈수록 노골적으로 변모하는 국내 드라마 속 간접광고를 보면 이제 스토리는 상품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느낌마저 받는다. 최근 종영된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은 간접광고의 조악한 습격으로 점철된 작품이었다. 그중에서도 장동건이 김하늘에게 '지미 추' 명품 구두를 선물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능력 좋네. 명품 구두 선물이라. 130만원짜리 한정판이야"라는 친구의 말로 구두 가격까지 친절하게 알려준 작가는 장동건의 입을 통해 "사치스럽게 말고 가치스럽게 신어봐요"라는 광고 카피성 대사까지 제공했다.
이 밖에도 '유령' '더 킹 투 하츠' '골든타임' 등 억지스러운 간접광고로 구설(口舌)에 오른 드라마는 한두 편이 아니다. 최근에는 걸그룹 티아라의 함은정이 드라마 '다섯손가락'에서 갑자기 하차한 것을 두고도 간접광고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며 방송가를 달구고 있다. "팀 내 왕따 문제로 이미지가 실추된 은정으로 인해 간접광고 수주에 문제가 있어 제작사가 캐스팅을 무리하게 변경했다"는 주장이다. 요즘 간접광고에 대한 제작진의 강박을 감안하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국내 방송법에는 전체 방송시간의 5%, 전체 화면의 25% 이내로 간접광고가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양이 아니라 질이다. 법의 한계를 넘지 않더라도 드라마의 스토리에 무리한 부담을 주면서까지 간접광고를 집어넣는다면 시청자의 짜증과 조소(嘲笑)만 유발할 뿐이다. 게다가 이로 인해 제작 과정의 잡음까지 불거지고 있지 않은가? 우리 드라마는 한류(韓流) 바람을 타고 이미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콘텐츠로 성장한 지 오래다. 20여년간 쌓아올린 한국 드라마의 국제적 위상이 눈앞의 작은 수익에 대한 제작진의 욕심 때문에 무너져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