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 광고 문구 한 줄 때문에 민간조직인 금융투자협회 직원이 11일 개최되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지난 2월 메리츠종금과의 합병을 앞둔 메리츠증권이 만든 회사 이미지 광고다. 세 가지 형태로 만들어진 이 광고는 각각 국회의사당, 판문점서 대치 중인 남북한 병사, 담배를 피우는 남성 얼굴사진 위에 `Why not change`란 빨간색 글자가 박혀 있다.
광고를 본 국회는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한 광고가 국회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증권사 광고 심의를 담당하는 금투협에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금투협은 해당 광고 게재를 중단시키고 국회 측에 "투자상품 광고가 아닌 회사 이미지 광고에 대한 내용이 심의 규정에 없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정감사를 준비하던 국회의원들은 당시 금투협이 이 사안에 대해 실시한 자체 감사보고서를 발견했고 이를 통해 기존 심의 규정만으로도 이미지 광고를 심의할 수 있었음을 확인했다. 국회부의장 직을 맡고 있는 홍재형 민주당 의원 측은 "광고가 문제가 아니라 이후 금투협이 국회 측에 거짓말로 대응했던 것이 문제"라며 국감 출석 요구 이유를 설명했다. 홍 의원 측은 "금투협은 자본시장법을 근거로 설립돼 공무를 수탁받아 수행하기 때문에 절반은 공공기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민간기관이라 국정감사 대상이 아니란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투협 관계자는 "양측이 오해가 없도록 자료를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