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56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뮤지컬 ‘메노포즈’는 백화점이 무대다. 주인공들이 예쁜 속옷을 사려고 투닥거리는 사이, 관객들에게는 매대에 찍힌 속옷 브랜드가 선명하게 보인다. 미용실이 배경인 연극 ‘쉬어 매드니스’에는 거울 앞에 모 브랜드의 발모제가 놓여있고 한 미용실의 로고스티커까지 붙어있다. 연장공연에 들어간 연극 ‘술집’은 극중에서 한 소주 회사의 홍보인형이 등장해 관객과 게임을 하기도 했다. 이 장면들은 모두 ‘공연 PPL(product placement)’의 사례다. PPL은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노출하는 마케팅 기법의 하나로 주로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이용돼왔다. 공연에서도 2000년대 초부터 PPL이 시도됐으나 최근 기업이 문화마케팅에 눈을 돌리면서 점점 다양한 PPL이 시도되고 있다.

2005년 9월부터 장기공연중인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주)애경과 2년 가까이 PPL 계약을 맺고 있다. 애경은 극에 필요한 세탁용 세제는 물론 관객들에게 선물로 주는 이벤트용품도 지원한다. 극중 세탁기 위에는 항상 두 종의 세제 제품이 올려져 있다. ‘오아시스…’를 만든 극단 ‘모시는 사람들’과 애경은 즉석 이벤트도 고안했다. 의자 아래에 경품스티커를 넣어 당첨된 관객에게 세제를 선물한다. 극단이 만든 공연후기 설문지를 작성해주는 관객에게는 샘플용 세제도 증정한다. 애경은 한발 더 나아가 올해 초 출시한 신제품을 극중 세탁기 모양으로 만들었다. 공연이 기업의 제품개발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애경 마케팅부의 브랜드매니저 석영욱씨는 “공연에 PPL을 한 후 관객들이 홈페이지에 제품평까지 올려주는 등 젊은 여성관객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홍보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월 지원액은 300만원 정도지만 효과는 그 이상이라는 분석이다.

의류브랜드 ‘캘빈 클라인’ 역시 지속적인 공연 PPL을 하고 있다. 청춘남녀의 사랑을 흥겹게 그린 뮤지컬 ‘그리스’에서 주인공들은 캘빈 클라인의 청바지를 입고 나온다. 몸에 맵시있게 달라붙은 청바지가 유난히 눈에 띄는 공연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관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객석과 무대 사이에 거리 때문에 브랜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간판들이 내려오는 거리장면에서는 캘빈 클라인의 브랜드 간판이 정중앙에서 반짝거린다. ‘그리스’를 제작한 오디뮤지컬컴퍼니 마케팅팀의 안소영 팀장은 “공연을 보고 나온 관객들이 ‘청바지가 너무 멋지다’며 관심을 보이자 협찬사 쪽에서도 상당히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캘빈 클라인은 2000만~3000만원의 제작비도 지원했다. 캘빈 클라인은 뮤지컬 ‘싱글즈’의 의상도 지원했다. 극중에서 브랜드를 노출하진 않았지만 공연장 밖 로비에 부스를 마련해 홍보했다.

공연 PPL은 기업과 공연의 ‘만남’으로 이상적이다. 처음부터 “지원금을 달라” “표를 구매해 달라”고 하기보다는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득하는 편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연 PPL이 ‘아름다운 만남’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아직까지 공연 PPL은 ‘비극보다는 희극’ ‘무난한 일상극보다는 배경이나 성격이 독특한 극’에 집중돼 있다. 상품홍보가 어려운 사극이나 시대극도 PPL을 기대하기 어렵다. 공연기획자 이수현씨는 “협찬 제안서를 넣었을 때 연극이라고 하면 관심이 없다”며 “다른 협찬과 마찬가지로 PPL도 연극보다 뮤지컬에 쏠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PPL이 예술적 완성도를 해칠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안소영 팀장은 “마케팅 파트에서는 웬만하면 협찬을 받고 싶어 하지만 연출부에서는 극의 흐름이 깨질까 염려해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뮤지컬 칼럼니스트 조용신씨는 “외국의 경우 새로 출시된 향수를 공연장 안에 뿌리거나 공연 중에 특정 상품명을 말하는 ‘대사PPL’을 하는 등 적극적이지만 PPL보다는 기부금을 내고 좌석에 이름을 새기는 등 ‘기부’의 형태를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교수(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는 “현재처럼 한두달 공연하는 형편에서는 아무리 매진이 돼도 관객수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광고주가 쉽게 지갑을 열 수 없다”며 “경제와 예술이 서로 이득을 보려면 장기공연(오픈런)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http://www.adic.co.kr/journal/showJournalArticle.do?journalCat=G&code=AAAB&ukey=10287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 누이좋고 매부좋고~ 진화하는 ‘공연PPL’ [Anti/19] 김재현 2007.10.08
795 명화+생필품 ‘아름다운 앙상블’ 데카르트(Tech+Art) 마케팅 열풍 3 [Anti/19] 김재현 2007.08.07
794 밤 배경 광고가 뜬다 [Anti/19] 김재현 2007.08.07
793 전문 블로그 '전성시대' 1 [Anti/19] 김재현 2007.07.13
792 식음료업체 프로슈머 마케팅 본격화,젊은 女心 잡아라. 5 [Anti/19] 김재현 2007.07.05
791 요즘 소비자들은 보물이나 예술을 원한다. [Anti/19] 김재현 2007.07.05
790 싸이월드 새 수익모델 부상 2 bboe 2007.05.21
789 기업들 우주복에 우리 로고를 bboe 2007.05.21
788 해태제과의 `아트 마케팅` … `오예스` 포장 뒷면에 장미그림 장식 2 bboe 2007.05.21
787 낚시바늘에 입 걸린 금연 광고 논란 bboe 2007.05.21
786 한예슬 데이트사진? 알고보니 화장품 광고 2 bboe 2007.05.03
785 광고도 예고한다?! 1 bboe 2007.05.03
784 `지하철 음성 상업광고 재검토 권고`[서울시] bboe 2007.05.03
783 Beyond 'ATL Media' : 광고의 발톱을 숨겨라 bboe 2007.05.03
782 새로운 옥외매체 신기신기!! 5 [Primo/17] 차애리 2007.04.23
781 소비자 아이디어가 대박상품 부른다 bboe 2007.04.19
780 '일반인 모델' 왜 인기 끄나 bboe 2007.04.19
779 네이버 올들어 6계단 '껑충'...브랜드스톡 선정 '2007년 1분기 100대 브랜드' bboe 2007.04.19
778 【 rosebear 】버스광고의 위상이 달라진다. [Primo/17] 양세이 2007.04.18
777 UCC로 들썩들썩 [Primo/17] 차애리 2007.04.1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62 Next
/ 62




2025 . 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당일일정: (Sat May 17, 2025)
  • A15 이은혜 생일
  • P14 김해정 생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