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광고에 대한 논란

by [Primo/17] 차애리 posted Apr 0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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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광고에 대한 논란 2007-03-22 | 조회수 : 128
얼마 전 입학철을 맞아 교복 가격에 대한 업체와 소비자단체 사이에 논란이 있었다. 이번 교복값 논란에서 ‘광고’가 문제의 핵심은 아니지만, ‘광고’에 대한 일반의 부정적 시각이 표출된 한 예가 되기도 하였다. 교복 광고로 인해 학생들의 사행심이 높아졌다거나, 광고비로 인해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는 소비자단체 및 시민단체의 생각을 들어보고, 이에 대한 광고계의 입장을 지상토론을 통해 정리해 보았다.


에스라인을 강조하는 교복광고 유감


김정명신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



몸에 대한 인식의 왜곡

교복 광고는 한결같이 남학생의 경우 큰 키와 외모를 여학생은 몸매를 강조하고 섹시 컨셉을 더했다. 일부는 고급을 강조하여 가격대를 높이기도 한다. 교복업체들은 자신들의 제품에 대해 과장된 자부심에 근거해 ‘기능성교복이다, 라인이 살아있다, 수선을 하지 않아도 몸에 딱 맞다, 에스 라인이 예술이다, 상의가 짧다’는 등의 홍보 전략을 세워 제품을 선전하고 있다. 그들의 에스 라인 강조 선전은 자신의 체형에 대한 자연스러운 수용 보다는 마른 몸, 섹시한 몸에 대한 환상을 높여 몸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키거나 편향되게 만든다. 2006년 동방신기가 교복광고를 하고 받은 돈이 5억 5천만 원이라니 매체 사용료 등을 더하면 막대한 금액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되었을 것이다.


부모의 마음은 답답하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교복문제로 소란한데 대부분 논란의 중심은 교복가격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선정적인 교복광고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어있는 중고생 아이들이 값 비싼 대기업제품을 산다며 부모를 조를 때면 부모들의 마음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십대 청소년들에게 교복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필요라기보다는 ‘대학입시를 눈앞에 두고 딴생각을 하지 못하게, 빈부의 차가 드러나지 않게하기 위해’ 기성세대에 의해 억지로 입혀진 옷이다. 옷 한 벌로 온 하루를 사는 청소년들이 교복의 기능과 스타일에 목을 매는 것은 일면 당연하며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더구나 한국 교복시장은 학생들의 필요와는 무관하게 가격이 비쌀수록 소비자의 기호와 욕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그 작은 차이가 때로는 부모의 경제력을 나타내는 표식이 되어 과시와 라인을 위해 값비싼 교복을 찾게 되는 것이 실상이다.

대체적으로 교복공동구매를 통한 교복들의 디자인이 미흡하다고 한다. 이런 생각들은 중학생보다 고등학생으로 올라갈수록 더하고 남학생보다 여학생들의 경우가 더 심하다. 왜일까 대기업 제품일수록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이는 학교 측에서 제시하는 세부기준과는 큰 거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교복공동구매를 하는 학교에 경우 교복공동구매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시제품이 완성되면 해당 학교 학생주임선생님과 함께 품평회를 갖게된다. 이 자리에서 학부모들과 학교 측은 학생들의 미적감각이나 곡선미를 고려하기보다는 절대적으로 생활하기에 좀 더 편한 품이 넉넉하고 활동하기 편한 라인으로 결정되게 마련이다. 그러니 스타일면에서는 ‘몸에 꼭 끼는 에스 라인 예술’이 나올 수 없다.

지난 1999년 점차 교복이 가계에서 감당할 수 없이 비싸지자 교복값의 거품을 제거하고 교복공동구매를 통한 학교민주화의 통로를 마련하고자 학부모들은 교복공동구매를 시작하였다. 학교나 교육청의 협조가 전무한 상황 아래 천심만고 끝에 학부모들이 교복을 공동구매하게 되었지만 이 당시 대기업들의 참여는 전무했다. 그 당시 대기업들은 겉으로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내심 학부모들이 교복공동구매를 하면 얼마나 하겠냐며 공개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교복공동구매가 이루어져 20만원하던 교복값이 10만원으로 내릴 때에야 비로소 마지못해 자기회사제품 가격을 5만원 정도 내리는 것으로 시장 눈치를 살폈다. 물론 대기업들의 그러한 선택은 그들 기업의 선택사항이자 독자영역이므로 탓하기 어렵지만, 그들이 가격을 담합하여 공정위의 제재를 받고 학부모 3천여명이 참여한 교복가격 담합의 피해보상 소송 제1심에서도 패소하여 무려 2억 원이라는 손해배상금판결이 나온 것을 보면 교복을 둘러싼 대기업들의 행태는 기업의 국제적 명성을 실추시키는 실망 그자체이다.


정상적인 상도의 적용
10대 중고생학생시절은 몸과 마음이 자라나는 시기이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거치기 때문에 그 시기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이 도리어 심리적, 신체적 불안정성을 더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사회전체가 사람의 됨됨이보다 능력과 외모를 강조하는 세태에 따라 청소년, 청소녀들은 순백지에 잉크가 스며들 듯 세태의 영향, 광고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는다. 현재 우리 사회가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교복이지만 십대들과 학부모들이 더 이상 기업들의 지나친 장사 속에 휘둘리지 않도록 대기업들이 정상적인 상도의를 지키고 적용하여 정상적이고 안정된 교복시장을 만들어갈 것을 기대한다.





교복 광고비 논란!
나무한 그루만 보고 숲을 보지 않는 격!

도정한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즈 기획2팀 차장


광고를 業으로 삼고, 브랜드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고심하고 있는 우리 같은 광고인을 제외한 일반인(소비자)들에게 광고가 도대체 무엇일까? 현명한 구매를 가능케 하는 정보원인가? 아니면 제조사의 이익만을 위해 제품의 가격상승을 주도하는 거품의 주역인가? 교복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요즘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교복가격 거품을 조장하는 광고비’라는 헤드라인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소재와 디자인의 틀을 벗어날 수 없는 학생복의 특성상, 교복 값의 거품은 청소년을 현혹하기 위해 펼치는 도를 넘어선(?) 광고활동의 영향이 크다라는 것이 그들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과연 그러한가? 필자는 세가지 측면을 통해 반론을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 제품 가격 결정 구조에서의 광고비 비중

가격결정은 모든 기업체의 최고경영층과 마케터가 당면하는 가장 중요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이다. 특히, 교복과 같은 실물 소비재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諸원가(제조원가, 광고비, 판촉비, 물류비, 인건비 등), 시장 수요(소비자의 수, 지불능력, 제품에 대한 태도 등), 시장 경쟁 상황(업계의 경쟁상태, 경쟁업체의 가격정책 등), 정부 규제(공정거래법, 독점 규제, 물가관리정책 등), 유통경로와 유통기구(유통 경로 믹스, 유통마진 등), 마케팅 목적(시장 점유율 증대, 단기 이익 극대화 등)의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한 후에 비로소 결정되는 것이 바로 ‘가격’이다. 이러한 가격결정구조 속에서 광고비 자체가 제품의 가격 결정에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머니투데이 기사(2007.2.7)를 통해 알려진 교복 한 벌 당 광고비용은 2,000~3,000원 수준이다. 평균 교복 가격이 한 벌 세트 기준으로 2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거품조장’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의 비용인 것이다.


둘째, 도대체 교복업계의 실 광고비는 얼마인가?

미디어 리서치 기관인 KADD를 통해 알아 본 ‘2006년 학생복 빅3 업체(엘리트 학생복, 아이비클럽, 스마트 학생복)의 4대 매체 평균 광고비’는 약  9억 원이며, 그 중 TV 및 CATV의 광고비는 각각 6~7억 원 수준으로 집계되었다. 월 광고비가 아닌 연간 광고비가 9억 원 수준이라는 것은 굳이 특정 브랜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  대단히 적은 수준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이는 학생복이 가진 마케팅 환경에서 기인한다. 학생복은 연중 그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 독특한 환경에 처해 있다. 신학기가 시작되는 1~2월, 여름학기가 시작되는 4~5월에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 두 시기를 제외한 다른 시기에는 사실상 광고활동이 전무하다. 결국, 매출 시기에 집행되는 광고비는 여러 단체의 주장 만큼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만약 1년 연중 지속적으로 광고비를 투입한다면 최근 시민단체의 주장에 부합(?)하는 거품 제조용 광고비가 발생할 수 있겠지만, 교복 업계의 특성상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 부을 만큼 여유롭지는 못하다.


셋째, 교복가격 거품 제거의 해법. 광고 중단이 최선인가?

여러 시민 단체가 교복가격 거품생성의 주역 중 하나로 광고비를 지목하며, 귀결되어지는 결론은 ‘광고 중단’이다.

교복 가격 담합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해당 단체에서, 학생복 업체간의 합의를 통해 광고를 중단하고 일정 수준의 교복 가격선을 만들어내라는 또 다른 의미의 담합을 종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발상이지 않을까? 또한, 자유경쟁체제 하에서 국가가 정해 놓은 규정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전개되는 각 기업의 자유로운 마케팅 활동을 ‘저렴한 가격 책정’이라는 명목으로 제재한다는 것 또한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다른 이유를 차치하고라도 ‘광고 중단’이 해법이 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소비자’에게 있다. 유행에 가장 민감한 계층인 중고생들에게 하루 종일 입고 있어야 할 교복은 획일 속에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다.‘학생복’이라는 이유로 고유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려는 교복 업체의 노력에는 제재를 가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광고와 광고를 보이기 위해 투입 되는 광고비는 그저 단순한 그림과 숫자가 아니다. 또한, 특정 단체의 주장을 합리화시키는 도구로 쉽게 거론되지만, 기업(브랜드)의 입장에서는 결코 단순하고 가벼운 존재가 아니다. 제품(브랜드), 소비자, 시장의 복잡하고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있는 ‘광고’에 대한 명확한 이해의 선행 뒤에, 그 존재의 필요성과 폐해를 거론해야 되지 않겠는가?




[광고계 동향] 2007년 3월호
광고계동향구독문의 : 02) 2144-0765 (박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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