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공포영화 포스터나 홍보물 비주얼의 강도가 세지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있다. 각종 광고판이 너무 무서워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것. ‘무서움’이 생명인 공포영화가 바로 그 무서움때문에 비난을 받는 웃지못할 상황에서 제작사들은 골머리를 앓고있다.
지난 7월 21일 지하철 스크린도어 광고판을 철거한 ‘스승의 은혜’가 대표적인 예. 제작사측은 10일부터 교대역, 신도림역 등 2호선 4개 역에 벽보포스터와 휠체어에서 피흘리고 있는 교사와 뒤에서 축배를 들고있는 제자들의 모습이 담긴 메인포스터를 부착했다. 그러나 섬뜩한 카피와 공포스러운 비주얼로 설치 보름만에 철거됐다. 시민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서울메트로가 광고물 계약을 취소한 것. 공사측은 “스크린도어같은 공공안전 시설물에 시민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는 광고를 집행하는것은 부적절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배급사 쇼이스트 마케팅팀 허인실 과장은 “이미 영등위 심의를 다 통과한 하자없는 광고물이었다”면서 “지하철은 광고효과가 좋은 곳인데 더 진행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2003년 개봉돼 J호러열풍을 일으킨 ‘주온’의 경우 온라인 배너광고를 철수한 케이스다.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에 걸린 광고에 네티즌들이 무섭다며 항의를 한 것. 이를 계기로 온라인 배너는 마우스를 올려야 보이는 형식으로 변화됐다. 하지만 최근 100만 관객을 돌파한 ‘아랑’도 포털사이트에 광고를 올렸다 지적을 받았다. ‘아랑’ 홍보를 맡은 더드림&픽쳐스 마케팅팀 류지은씨는 “많은 네티즌이 주로 심야에 혼자 인터넷을 하다보니 공포영화 배너가 더 무섭게 느껴질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광고를 안할 수도 없어 답답할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옥외광고가 문제가 된 적도 많다. 지난해 안병기 감독의 ‘분신사바’는 신사역 주변 주유소에 대형 플래카드로 포스터를 내걸었다가 운전자들의 집단 항의를 받았다. 최근 개봉한 ‘유실물’도 거리 벽보 광고로 곤욕을 치렀다. 목이 좋은 곳이라 오히려 더 많은 항의를 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사례가 흥행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관계자들은 오히려 역효과가 많다고 한다. 영화가 무섭다고 입소문을 타면 그만큼 흥행에도 성공할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보통 항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호러를 싫어하는 부류다. 따라서 이들은 극장에 가지 않고 그만큼 좋은 입소문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게다가 제작자 입장에선 홍보를 더 해야하는데 그럴수 없어 피해를 입는다. 화인웍스 마케팅팀 김수지씨는 “일반적으로 공포영화 홍보물의 경우 항의가 많이 들어오는데 득보다 실이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