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광고, '사기클릭'이 두렵다

by [Sharp/18] 이화정 posted Mar 1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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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털사이트의 '스폰서링크'를 통해 국내 키워드 검색광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오버추어.


국내 포털사이트에 광고를 내고 정수기와 비데 판매사업을 해온 박명순씨. 박씨는 자신의 온라인 판매사이트가 한 번 클릭될 때마다 1500원 가량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광고를 집행하기로 했다.

이용자들이 포털사이트에서의 '정수기'나 '비데'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박씨의 사이트는 포털 사이트 상단에 '스폰서링크'라는 이름으로 뜨게 되고 이용자들은 이 곳을 클릭해 박씨의 사이트로 들어왔다.

이 광고를 하면서부터 박씨의 사이트에는 하루 500~600명 가량이 방문하고 이중 일부는 실제 구매로까지 이어지게 되면서 영업에는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갑자기 광고 클릭수가 평상시보다 최고 10배까지 늘면서 광고료 지출이 크게 늘어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4년 3월 31일에는 평상시 일일평균 클릭회수인 500회의 10배가 넘는 5500회가 클릭됐고 광고료는 이날 하루만 635만원이 박씨의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음반 판매점을 운영하는 최정현씨도 마찬가지 사례를 경험했다. 하루 50~100번 정도의 클릭수를 보이던 것이 작년 8월경에는 1000번을 넘긴 것이었다. 게다가 클릭수가 급증했다고해서 딱히 매출이 늘어난 것도 아니었다.

이들은 클릭수가 갑자기 늘어난 것은 일반 소비자들이 그만큼 클릭을 해서가 아니라 누군가 이들의 광고료 부담을 늘릴 목적으로 '사기클릭 공세'를 퍼부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클릭수 이상 급증에 광고료 부담 '눈덩이'

미국 야후의 자회사인 오버추어라는 회사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인터넷 검색광고 시장. 오버추어는 각 포털사이트에서 특정 키워드로 검색을 할 경우 상단에 뜨는 '스폰서 링크'라는 광고시스템을 운영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 다음, 엠파스 등 국내 포털의 맨 윗자리는 모두 오버추어 차지다. 때문에 같은 검색어를 각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입력할 경우 모두 같은 스폰서링크가 나타나게 된다.

오버추어의 광고 방식은 클릭수에 따라 광고료를 지불하는 CPC(Cost per Click).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 '음반'이라는 단어로 검색을 할 경우 검색결과 맨 위에 스폰서링크가 뜨게 되는데 여기에 있는 광고에 대한 이용자들의 하루치 클릭수를 집계해 매일 광고료를 거둬가는 방식이다.

CPC 방식의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기클릭 필터링. 즉 사람이나 자동클릭 프로그램을 이용해 광고를 여러 번 클릭하는 것을 걸러내는 것이다. 클릭당 일정액의 광고료가 자동으로 빠져나가는데 이를 걸러내지 못하면 광고주가 부당한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오버추어는 물론 광고주의 피해를 막기 위해 악의적인 사기클릭을 걸러내는 완벽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따라서 사기클릭으로 인한 과금은 없으므로 광고주들은 안심해도 좋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박씨와 같이 오버추어를 통해 광고를 하고 있는 국내 광고주들은 이런 설명에 고개를 젓는다. 이 회사의 시스템이 사기클릭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해 부당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문제제기는 여러 해 동안 반복돼 왔다.

미국에서도 전체 키워드 검색 광고비의 최대 20%가 사기클릭으로 인해 발생되는 '거품'으로 추정되고 있는 등 이 문제는 키워드 검색 광고시장이 성장하면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상태다.

실제로 박씨가 오버추어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05년 7월 7일 동일한 인터넷주소(IP)에서 포털사이트를 바꿔가며 '비데'라는 단어로 검색하고 박씨의 사이트를 각각 클릭한 것으로 나타나있다.

동일인이 한 번은 네이버에서 검색해 스폰서링크에 뜨는 박씨의 사이트를 클릭하고 다시 야후로, 다시 엠파스 등으로 가서 같은 과정을 반복한 것이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한 사람이 검색엔진만 바꿔 광고를 클릭한 것이므로 명백한 사기클릭에 해당하지만 어쩐 일인지 오버추어는 모든 클릭에 대해서 3010원씩 광고료를 부과해 거둬갔다.

사기클릭을 걸러내고 있다면 환불은 왜?


▲ 포털사이트에서 특정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오버추어가 운영하는 '스폰서링크'가 나타난다


광고주들은 또 "사기클릭을 완벽하게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은 오버추어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광고주들의 항의가 이어질 경우 자체 조사를 통해 이미 거둬간 광고비의 일부를 돌려주기도 하는 것이다.

일례로 광고주 K씨는 작년 12월 오버추어로부터 이미 지불됐던 광고료 중 84만원 가량을 되돌려 받았다. 오버추어가 자체적으로 모니터링 한 결과 이전 2개월동안 발생한 클릭 중 일부가 '유효하지 않은 클릭', 즉 사기클릭으로 판명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오버추어가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광고비를 환불해주는 것은 광고주 입장에서 환영할 만 하지만 환불 자체는 오버추어가 실시간으로 사기클릭을 모두 걸러내는 데에는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광고주들은 특히 광고료는 하루단위로 걷어 가면서 환불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대 한 달이 넘어 실시간으로 사기클릭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부당한 피해를 당하는 광고주들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고주들의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갑자기 광고 클릭수가 늘어날 경우 이것이 제대로된 것인지 아니면 사기클릭인지 알아보기 위해 오버추어에 광고료 부과 내역을 달라고 요청해도 묵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정현씨는 "휴대전화 요금 만해도 요금을 청구할 때 각종 과금 근거와 상세 내역을 알려주는 것이 상식인데 한달에 수백만원이나 되는 광고료에 대해서 오버추어는 그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광고주들이 자체적으로 자료를 만들어 따지거나 관계 기관에 민원을 넣어야만 겨우 답변을 들을 수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오버추어의 이런 태도 때문에 사기클릭을 입증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광고주들 중 상당수가 사기클릭이 발생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사기클릭으로 소비자들도 피해"

박문순씨는 "사기클릭을 찾아내 항의를 하고 싶어도 자료가 없어서 하지 못하는 광고주가 대부분이고 자료가 있다고 하더라도 생업을 제쳐놓고 사기클릭을 찾아내는 것도 광고주 입장에서는 힘든 노릇"이라며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오버추어가 광고주들에게 과금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특히 "이 문제는 광고주들에게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부당한 광고료 때문에 결국 제품 가격이 올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피해가 전가되고 있는 만큼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버추어 측은 광고주들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오버추어코리아는 "검색에 의해 노출된 광고에 발생한 모든 클릭은 우선 정교한 클릭 조사 소프트웨어인 '클릭조작방지시스템'에 의해 1차적으로 걸러지고 요금도 부과되지 않는다"며 "또 여기서 걸러내지 못한 유효하지 못한 클릭은 2차적으로 손실예방전담부서에서 수작업으로 점검해 광고주들에게 환불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과금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상세 과금 내용을 모두 공개할 경우 클릭조작방지 시스템의 필터링 기준이 공개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렇게 될 경우 무효클릭을 자행하는 이들에 의해 이 정보가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버추어측 "문제없다"

이처럼 광고료 과금 정보가 베일에 쌓인 상태라 '억울하다'는 광고주들과 '문제없다'는 오버추어의 공방은 몇 년째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 광고주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 3의 기관에서 사실 조사를 하는 것뿐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박문순씨는 "오버추어가 사기클릭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상태에서 광고료를 걷어 가는 것은 명백한 사기"라며 "수사를 통해 사실을 밝혀 달라"고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작년 키워드 검색 광고시장은 3400억원 규모였고 올해는 이보다 55% 성장한 5300억원 규모로 예상되고 있다. 향후 성장세는 더욱 폭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오버추어와 스폰서링크 자리를 내주고 수수료를 받는 포털 사이트 등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하지만 사기클릭 논란이 해결되지 않는 한 대부분 소규모 자영업자인 광고주들과 일반 소비자들의 한숨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광고가중계시간에 들었던 CPC에 대해 쉽고 자세하게 설명되어있네요~
요즘은 광고주가 되고싶다는 사람들도 많던데
장문이라도 한번쯤 읽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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