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11 11:42

입소문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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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일본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발매된 소니의 PSP(Play Station Portable). 출시와 함께 품귀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제품으로 한국에서도 발매 1주일 만에 4만5000대 판매고를 올리며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일본 발매 직후부터 조작버튼에 문제가 있다는 글들이 게시판에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소문은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결국 소니 측은 올해 2월 무상수리를 발표했지만 높았던 기대만큼이나 소비자들의 실망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  사례 1  -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미국 오하이오주에 사는 피트 블랙쇼(Pete Blackshaw) 씨는 지난해 초 오랫동안 벼르던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를 구입했다. 차가 출고된 날엔 운전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기도 하고 자동차번호판은 ‘MO MILES(More Miles)’로 만들 정도로 기뻐했다. 자신의 즐거움을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블로그(hybridbuzz.blogspot.com)도 만들었다.
그러나 몇 달 지나지 않아 블랙쇼의 행복은 분노로 변했다. 그가 구입한 시빅 하이브리드는 미국 환경보호(EPA) 발표에서는 시가지에서 휘발유 1갤런으로 46마일(약 74km) 주행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러나 실제 블랙쇼 씨가 구입한 차량은 갤런당 33마일도 주행할 수 없었다. 차를 구입한 대리점에 가봤지만 정상제품 이라는 답변만을 들었다. 혼다 지역책임자에게도 연락해 보고, 작년 4월 중순엔 혼다 미국법인 판매담당 부사장에게까지 편지를 썼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마케팅회사 CMO였던 블랙쇼는 혼다 측의 대응에 화가 났고 자신의 블로그에 하나씩 자신의 얘기를 적기 시작했다. 주행기록과 주유기록 등을 사진으로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는 열성을 보이며 과대광고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얼마 간의 시간이 흐르자 자신과 비슷한 의문을 지닌 사람들이 블로그에 답변을 달거나 연락을 해왔다. 소문은 점점 빠른 속도로 퍼지더니 몇 달 뒤엔 유명 자동차 잡지에서 블랙쇼 씨의 얘기를 다룰 정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결국 한참이 지난 뒤에야 혼다 측에선 부랴부랴 블랙쇼 씨와 연락을 취해 사정을 설명했다. EPA의 연료테스트는 배기가스를 분석해 연비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일반 도로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자동차전문가들 사이엔 잘 알려진 얘기로 혼다 측에서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면 상황은 달랐을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한 대목이다. 어찌됐든 혼다는 이 사건으로 악화된 제품과 기업이미지 회복을 위해 상당한 자금을 쏟아 부어야 했다.



▒  사례 2 - 마쓰시타 드럼세탁기

마쓰시타가 지난 2003년 11월에 출시한 드럼세탁기 ‘Lab Na-V80’. 세탁조의 각도를 비스듬하게해 기울어진 드럼세탁기 란 별명으로 더 유명한 제품으로 작년 히트상품에 이름을 올린 대박 상품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제품에 대한 안 좋은 평가들이 인터넷에 떠돌기 시작했다. “세탁기 기능이 영 꽝이다”, “하루 빨리 반품시키는 것이 좋다” 등 제품 성능에 대한 악평이 사용자 후기게시판 (kakaku.com)에 1주일에도 몇 건씩 올라왔다. 모든 소비자가 만족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이건 좀 심하다 싶었다. 물론 “내가 쓰는 제품은 좋다”는 게시물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론 제품에 대한 전체적인 평이 안 좋아졌다. 특히 좋은 평가보다 나쁜 평가에 귀를 기울이는 구매자의 특성상 소문은 점점 커져갔다.
마쓰시타에선 작년 11월 후속 모델을 발표하면서 잠잠해지길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엔 “Lab Na-V80을 신제품으로 교환해 주더라”는 글이 올라왔고, 소비자들 사이엔 사용기간에 상관업이 교환해 준다는 소문이 퍼졌다. 마쓰시타는 타 제품과 비교해 특별히 교환이 많은 것은 아니다라며 소문이 실제 기업활동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문으로 마쓰시타가 피해를 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  사례 3 - CNN

지난 2월 14일 CNN의 보도본부장인 이슨 조던(Eason Jordan)이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한창 잘나가는 언론사 간부가 회사를 떠나게 된 발단은 블로그였다. 조던 전 본부장은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에서 비 보도를 조건(Off the Record)으로 미군이 이라크에서 언론인을 조준했고, 12명을 죽였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기관에서 아무 말 못할 것이란 생각에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한 기업인이 세계경제포럼사이트 공식 블로그에 증거를 대라 며 발언내용을 공개해 그의 발언은 세상에 알려지고 말았다. 이후 CNN홈페이지에는 조던 본부장을 비난하는 수천 건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결국 2주후 조던 본부장은 사임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New York Times, Bloggers as News Media Trophy Hunters, 05.02.14) 언론사에서 너무 오랜 기간을 일했던 것일까? 조던 전 본부장은 개인의 발언력과 그 힘을 무시하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확산으로 일반 대중의 의사표현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개인들이 거대 언론사의 간부를 사임시킬 정도의 힘을 갖는 시대가 도래했다.



▒  사례 4 - SONY PSP

작년 12월 일본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발매된 소니의 PSP(Play Station Portable). 출시와 함께 품귀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제품으로 한국에서도 발매 1주일 만에 4만5000대 판매고를 올리며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일본 발매 직후부터 조작버튼에 문제가 있다는 글들이 게시판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내 것만 이런가’란 식의 의문을 제기한 소비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비슷한 고충을 말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소문은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결국 소니 측은 올해 2월 무상수리를 발표했지만 높았던 기대만큼이나 큰 소비자들의 실망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미 짐작하겠지만 이들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업 측에선 ‘소문은 언젠가 잠잠해지게 마련’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오히려 소문을 증폭시킬지 모른다는 우려가 깔려 있기도 하지만, 소문을 무시했다간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개인들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이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경로로 이뤄지기 때문에 소문이 퍼지기도 쉬운 세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기능도 제대로 알기 힘든 물건들이 많이 나오는 것도 소문에 의지하는 이유다. 모르는 물건을 사자니 불안하고 그만큼 다른 사람의 평가나 체험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위의 예도 그렇지만 인터넷의 위력이 커진 시대라 소문을 생각하면 인터넷을 통한 소문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WOMMA(World of Mouth Marketing Association, 입소문마케팅학회) 자료에 따르면 아직까지도 소비자들의 구매에 영향을 주는 소문의 80%는 입을 통해 퍼진다. 인터넷을 통해 얻는 정보는 많지만 실제로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는 주변 사람의 말이란 얘기다.



▒  만도 딤채의 히트상품 전략


물론 입소문으로 피해를 보는 기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입소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과를 내는 기업도 많다. 한국에서도 수년 전, 만도에서 ‘딤채’ 출시 때 입소문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만도는 딤채 출시 첫해엔 목표 소비자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을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1년 후에 목표고객층 중에서 200명의 평가단을 선정해 딤채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3개월 간 사용해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환할 수 있고, 구매하겠다면 절반 가격에 주겠다는 조건이었다. 3개월 후 모든 평가원들이 구매를 결정했고, 이들이 퍼트린 입소문은 김치냉장고라는 생소한 제품을 히트상품의 반열에 올려놨다.



▒  네슬레 - '킷캣'



일본 네슬레의 초콜릿비스킷브랜드인 ‘킷캣(Kit Kat)’도 입소문을 통해 출시 31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시판되는 킷캣은 네슬레의 초콜릿비스킷브랜드로 일본시장엔 지난 73년에 진출했다. 오랜 세월을 버텨 온 장수제품이지만 출시 이래 한번도 일본 초코릿비스킷 시장 1윌르 차지하지 못했다. 킷캣 출시 이전부터 1위는 언제나 글리코의 포키 (한국의 빼빼로와 비슷한 제품) 몫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1분기 킷캣은 일본시장 진출 31년 만에 처음으로 포키를 누르고 당당히 매출 1위 제품이 됐다. 철옹성처럼 느껴지던 포키를 뛰어넘은 비결은 바로 ‘킷캣을 먹으면 시험에 꼭 붙는다’는 입소문이다. 킷캣의 일본어 발음 ‘킷토캇토’이 ‘반드시 이긴다’는 말의 발음 ‘킷토카츠’와 비슷해서 생긴소문이다.  

어쩌다 운이 좋았던 사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난 수년 간 네슬레가 입소문에 쏟아부은 노력을 들으면 생각이 달라진다. 네슬레에서 킷캣 소문을 들은 때는 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규수 지점장이 ‘매년 1~2월이면 킷캣 매출이 급증한다’며 특별매장을 제안했다. 비슷한 시기에 가고시마지사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제안서가 올라왔다. 전국적으로 조사해 본 결과 다른 지역에선 학교 측에서 ‘시험 보는 학생에게 킷캣을 나눠 준다’는 곳도 있었다. 네슬레의 다카오카 사장은 ‘뭔가 대박이 될 수 있겠다’ 싶어 구체적인 방안을 찾던 중 입소문 마케팅 (WOMM)에 관심을 갖게 됐다.

30년 가까이 판매된 제품이라서 인지도가 100% 수준이란 기존매체를 통한 전통적 방법으로는 큰 효과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전 세계적으로 킷캣 광고에는 ‘쉬고 싶을 땐 킷캣과 함께’란 문구를 사용한다는 것도 입소문 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였다. 네슬레에서 언론매체를 통해 새로운 광고문구를 내세우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우선 숙박업체와 협력해 시험을 보러 도쿄에 온 지방수험생에게 킷캣과 ‘필승을 기원한다’는 내용의 엽서를 나눠줬다. 또 대형 학원매장에 킷캣 전문코너를 만들고 매장 직원들을 통해 ‘킷캣소문’을 전파시켰다. 인터넷 홈페이지엔 신사(神社)를 만들고 수험생들이 자신의 각오와 소망을 적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수험생들 사이엔 킷캣은 ‘우리를 위한 제품’이란 인상이 강해졌고 제품에 대한 호감도 역시 동반상승했다.

수험생들 사이엔 킷캣소문이 확산됐고, 이듬해엔 킷캣이 수험장에 꼭 들고 가는 물건 2위에 올랐다. 가족사진, 자신만의 부적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던 순위에 킷캣이 오르자 언론에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언론에 소개되면서 소문 확산속도는 더 빨라졌고, 올 2월엔 킷캣의 원산지 영국에선 BBC가 ‘일본 수험생의 부적 킷캣’이란 뉴스까지 내보내는 등 해외에도 알려졌다. 소문은 킷캣신드롬으로 이어졌고, 수험시즌에 킷캣 전용코너를 만드는 것이 소매점 사이의 불문율이 됐다. 물론 킷캣이 입소문만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입소문마케팅이 킷캣신드롬을 만드는 데 일조한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입소문이 대박과 쪽박 상품의 차이를 만드는 시대다.

정욱 자유기고가 feux1@freechal.com


출처 : CHIEF EXECUTIVE http://www.chiefexe.com
제공 : 스카이벤처 http://www.skyventure.co.kr/c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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