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영화 속 좋은 PPL, 나쁜 PPL

by [YET/19] 김기혜 posted Aug 0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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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8일 (월) 13:36  뉴스엔
<뉴스엔=김용호 기자>

PPL(간접광고)이 다시 한번 논란이 되고 있다.

대중문화가 발전하면서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상업적 메시지를 추구하는 PPL도 자연스럽게 함께 성장해 왔다. 하지만 최근 과도한 PPL로 인한 몇몇 영화, 드라마들의 폐해가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드라마로는 예전 PPL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파리의 연인’이 대표적인 경우로 꼽힌다. 최근 화제를 모으며 방영되고 있는 ‘루루공주’도 초반부터 ‘비데공주’라는 오명을 얻는 등 PPL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예전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도 너무도 직접적인 CF 메시지들을 극중 삽입시켜 크게 비판받은 적이 있다. 영화는 주인공 전지현이 출연했던 CF들의 집대성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눈에 거슬리는 PPL로 인해 영화의 매력을 크게 감소시키고 말았다.

PPL이라는 것은 자연스럽게 극 속으로 녹아들어갈 수 있을 때 그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잘하는 PPL 기획자는 영화나 드라마의 시나리오 작업부터 광고 메시지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지점을 고민한다.

예전 영화 ‘백 투더 퓨쳐’에서 주인공이 과거시대로 돌아갔을 때 주인공을 돌봐준 여자가 모 속옷회사의 이름으로 주인공을 불렀던 장면이 기억난다. 과거에는 속옷에 이름을 적어놓는 일이 일상적이었고, 여자가 속옷에 새겨진 회사의 로고를 주인공의 이름으로 착각했던 것도 무리가 아니었을 것이다. 재치있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이 장면은 영화를 통틀어서 단지 몇 초 등장할 뿐이지만, 아직도 내 뇌리에 남아있는 것을 보면 그 PPL 효과는 상당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국내 영화에서도 좋은 PPL의 예는 충분히 찾아볼 수 있다.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남북 병사들이 나누어먹는 초코파이는 극중에서 중요한 구심점의 역할을 하면서 그 이미지를 크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최근 흥행한 영화 ‘말아톤’에서도 비록 자폐아이지만 자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나레이션을 모두 외울 정도로 집중력이 좋은 극중 초원이의 캐릭터에 따라서, 그가 마트에서 흥얼거리는 라면CF의 대사는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이해가 되는 좋은 PPL의 예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말아톤’에서도 과도했던 PPL은 있었다. 우선 초원이가 계속해서 입고, 신는 모 스포츠 용품사의 커다란 로고는 영화 내내 눈에 거슬리며 감동을 저해시켰다. 특히 마라톤 코치가 초원이에게 운동화를 사주는 장면에서는 이유없이 카메라를 위로 올려 매장의 로고를 클로즈업시키는 무리수를 두기도 했다. 비슷한 설정의 영화 ‘어바웃 어 보이’와 비교해본다면 이 장면이 얼마나 지나친 것이었다고 판단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PPL 광고를 기획하는 사람들과 광고주들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아직도 단순히 광고 메시지 노출의 크기와 횟수만을 추구하는 단순한 형태의 PPL로는 오히려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며 오히려 광고 역효과를 낼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상업영화, 상업 드라마에서 광고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 결정적 타이밍을 고민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설명=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루루공주',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공동경비구역JSA','말아톤'> yhkim@new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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