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지의 제왕’ 3편이 국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팬터지처럼 몽환적 이미지를 앞세운 CF가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팬터지는 경제 불황이 지속되는 시기에 주로 나타나며,힘든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매직스테이션(MT30) 광고는 역동적이면서도 동양적인 색감이 돋보이는 감각적인 팬터지 CF.
기존 가상 공간을 탈피한 몽환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리모콘으로 즐기는 매직스테이션’이라는 주제를 여주인공의 아름다운 유영으로 표현했다.
광고의 첫 장면은 2004년형 매직스테이션의 등장. 이어 탤런트 김정화가 우아하면서도 가벼운 몸짓으로 360도 공중 회전하며 매직스테이션을 향해 리모콘으로 컴퓨터를 작동시킨다. 역동적인 공중 회전을 하고 난 뒤 리모콘으로 컴퓨터를 조정하는 것을 보고 놀란 소비자들에게 마치 “이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하는 듯 우월감에 찬 표정으로 사라진다.
KTF 에버 광고 역시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을 팬터지로 표현했다. 거대한 원기둥 모양의 돔 속에서 죽은 듯 공중에 떠 있는 한 남자. 그의 몸이 서서히 공중으로 떠오르자 이별을 예감한 여자의 모습이 절박하다. ‘내가 여기 있잖아’라면서 오열하는 그녀의 동영상 메시지가 남자의 휴대전화로 전달되자 남자는 눈을 뜬다.
현실인지 가상세계인지 모를 모호한 공간에서 한 연인이 안타까운 듯 키스를 하고 있는 삼성 케녹스 광고도 마찬가지.
갑자기 땅이 갈라져 연인을 떼 놓으면 서로의 모습을 담아놓은 케녹스 디지털카메라를 통해 못다한 사랑의 감정을 나눈다는 줄거리다. 대형 종이 비행기와 인공 연못,인공 다리 등 미래를 상징하는 소품들로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국민일보 서지현기자 s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