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 졸업반인 김영준씨(25)는 이번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고 있다. 지난 겨울방학에 이어 두번째다.
사실 김씨의 아르바이트 경력은 이것만이 아니다. 지난해 온라인광고회사인 KT인터넷에서 5개월동안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했고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모니터링 및 아이디어 제안을 담당하는 모니터 요원으로 활동했다. 김씨는 지난 5월부터 광고 관련 잡지에서 인턴기자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김씨는 “인턴이나 아르바이트가 경력 자체로 인정되지 않더라도 실무에 대한 노하우와 회사 분위기를 익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준비된 인재로 인정받아 취업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씨의 사례처럼 최근 방학기간 인턴십이나 아르바이트를 ‘취업의 관문’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학생들이 부쩍 늘었다. 단순히 용돈벌이나 사회경험 차원을 넘어 취직을 위한 ‘경력쌓기’용으로 인식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현장경험이 있는 구직자들을 아무래도 선호하기 때문이다.
각 대학에서 현장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학생들이 기업체에서 일할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는 것도 이를 의식한 것이다.
최근에는 인턴십이나 아르바이트 경험을 한 구직자들에게 입사지원시 가산점을 주는 기업들도 적지 않아 지원자들이 몰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닷컴기업들.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선발된 대학생 인턴들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직접 아이디어도 내고 기획서도 작성한다.
인터넷업체 다음은 지난 2002년부터 여름과 겨울방학 2차례에 걸쳐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올 여름에도 지난 1일부터 8월22일까지 8주에 걸쳐 ‘여름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다. 인턴십을 마친 학생에게는 입사지원시 혜택을 준다. 다음 인턴사원은 재취업률이 높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번 인턴사원 모집에 경쟁률이 125대 1에 이르렀다고 한다. 네오위즈·야후·프리챌 등 인터넷 업체들도 예비취업생을 위한 코스를 마련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마르쉐를 운영하고 있는 아모제에서도 8월말까지 조리부와 홀서비스 분야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다. 인턴과정을 수료하면 입사지원시 가산점을 부여한다. 제일모직도 여름방학 동안 근무할 수 있는 인턴 디자이너를 선발했다. 근무기간은 3주 정도이며 수료자 중 우수인력은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인턴십 기간을 통해 능력과 성실성 등을 인정받을 경우에는 정직원으로 입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홍보대행사 메타커뮤니케이션즈의 최은진씨(26)는 입사 전에 이미 지금 다니는 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대학교 4학년이던 2001년 여름 인턴으로 이 회사에서 2개월간 일한 경험이 있다. 학교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인턴으로 일했던 최씨는 능력을 인정받고 스스로 적성에도 맞다고 생각해 정식으로 지원, 입사까지 하게 됐다. 최씨는 “후배들을 만나면 인턴십을 적극 체험해보라고 말한다”면서 “인턴십을 통해 경험을 쌓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취업까지 직접 연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부터 한 여행사에서 일하고 있는 신모씨(25)는 아르바이트를 한 경력을 입사 당시 인정받았다. 신씨는 지난해 여름 경복궁에서 외국인 관광객 가이드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다. ㅎ증권에 취직한 강모씨(26)도 입사 전형시 아르바이트 경력을 인정받은 케이스다. 강씨는 “다른 증권사에서 8개월간 사무직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했던 경력이 입사때 고려됐다”며 “요즈음은 아르바이트든 인턴십이든 경력이 있어야 우대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김진우기자 / jw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