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광고 뜨고, 왜색 광고 지고..

by posted Aug 0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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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광고 뜨고, 왜색 광고 지고..



지난 한주동안 대우자동차는 유력 일간지들에 ‘일장기(日章旗) 대 대우차’라는 제목의 전면 광고를 일제히 게재했다.

마치 축구시합 경기를 연상시키 듯 일장기와 대우차 로고를 대비시킨 이 광고는 “대한민국에 대우자동차가 없어도 되겠습니까? 일본차 참 좋습니다만…”이라는 문구를 담고 있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에서 비롯된 ‘반일(反日) 감정'을 ‘대우차 지지자 모집’에 이용한 것이다.

국내 광고업계에 ‘반일(反日) 마케팅’이 유행이다.

전통주 제조업체 금산인삼주도 지난 11일 한 신문에 “고이즈미총리 안타깝습니다”라며 ‘좋은 술을 마셨으면 망언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했다.

또 한국통신은 지난달부터 TV에 방영되고 있는 메가패스 광고에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지휘해 일본배로 추정되는 적선을 격침시키는 장면을 내보내고 있다.

‘반일 광고’를 게재한 업체들은 그 효과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대우차 관계자는 “한·일 관계를 직·간접적으로 시사한 내용을 담은 탓인지 그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금산인삼주 관계자는 “앞으로도 망언을 일삼는 일본 인사가 있을 때마다 ‘맑은 정신으로 깨어나라’는 내용을 광고에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본풍(風) 광고를 내보내고 있었거나, 그런 류의 광고를 기획하던 업체들은 여론의 눈치를 보고 광고를 중단하거나 바꾸고 있다.

6월부터 일식집을 배경으로, 일본 옷을 입은 배우들이 등장하는 TV광고를 내보내던 한 햄버거 업체는 반일감정이 거세지면서 기업이미지가 추락될 수도 있다고 보고 한달만에 광고를 중단했다.

또 ‘한국 광고자율심의기구’는 최근 일본 고전극 ‘가부키’ 풍의 화장과 헤어스타일의 여배우를 등장시켰던 한 화장품 회사의 TV 광고에 대해 일부 내용 수정을 요구했다.

너무 ‘왜색(倭色)’이 강하다는 게 이유. 광고자율심의기구 여도관(30) 대리는 “제품 성격과 관계없이 일본 분위기가 날 경우 ‘방송불가’나 ‘조건부 방송가’ 판정을 내리고 있다”며 “교과서왜곡 문제가 불거지면서부터 ‘일본풍’ 광고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광고업계에서는 ‘반일 감정’을 이용한 광고들에 대해 자칫하면 국민 여론을 오도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시류(時流)를 잘 파악했다는 점에서 재치가 돋보이지만, 별다른 고민없이 여론에 편승한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dhshin@chosun.com




조선일보 2001/08/06


211.183.244.157 으네리 08/10[08:46]
맥도날드 광고를 말하는건 알겠는데 화장품은 모르겠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