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가 끝나고 얼마 안 있어 칸 광고제가 있었던 것은 다 아실 것입니다.
아직 우리의 능력이 칸까진 안 미쳐서인지(?) 칸 소식이 넘 없군요.
편지통 뒤적이다가 조선일보 이메일 클럽에서 받은 칸 소식을 고대로 올립니다.
***** 퍼온 글은 이처럼 출처를 밝힙시다*****
■ 김기철 기자의 칸 국제광고제 취재기
칸광고제에는 정말 기발하고 재미있는 CF들이 많더군요.
우리나라 시청자들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오랜 시간, 지루한 광고들을 봐야하는 수고를 해야하니까요. 천편일률적인 광고를 찍어내는 광고인들도 미웠구요. 올해 칸광고제에는 75개국에서 인쇄·포스터분야 9700편(자료에는 9040편이라고 했는데, 기자회견 때 심사위원장이 9700편이라고 하더군요) 필름분야 5757편 등 1만6000편이 나왔습니다. 공식참관단만 9000명이 넘었습니다. 엿새 내내 낮에는 CF 시사와 세미나, 밤에는 각종 파티로 이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36편을 출품했고, 광고대행사 직원 등 140여명이 참관했습니다.
성적을 간추리면, 인쇄·포스터 광고는 그랑프리 포함, 19개 수상작을 낸 영국과 금사자상 등 25개 수상작을 낸 브라질이 휩쓸었습니다. CF는 역시 미국이 강하더군요. 그랑프리 포함 상을 25개나 받았습니다. 영국이 24개로 그 뒤를 바싹 추격했구요. 신문에 쓴 대로 우리나라는 단 한편도 본선에 못 올랐습니다. 처음에는 화가 나고 기분도 나빴는데 나중에는 메달경쟁도 아닌데, 필요한 부분을 채워가면 되는 게 아니냐고 자위했습니다.
각 나라에서 우수하다고 인정받은 광고들이 나온 만큼, 크리에이티브가 뛰어난 광고들이 많았습니다. CF 그랑프리를 받은 버드와이저 맥주광고 '왓섭'(Whassup?)은 시사회 때부터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심사위원들의 심사와 별도로, 극장에서 참가작을 쭉 상영했거든요. 관객(거의 광고인들이지요)들은 맘에 드는 광고가 나오면 박수를 치고, 수준이 떨어지면 휘파람을 불거나 '우'하고 야유를 보내는 즉석심사를 했습니다.
'왓섭' CF는 사실 특별한 게 없었습니다. 친구끼리 전화를 걸어 "What's up?"(뭐해?)하고 물으면 "TV보면서 버드와이저 한 잔 하고 있어" 하고 답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다시 OO는 뭐해?"하고 물으면, 전화를 바꿔주면서 같은 대화를 반복했어요. 친구들간의 우정을 일상 속에 친근한 맥주 이미지와 결합, 익살스런 말투에 실어 보낸 게 주효했던 모양입니다. 지난 1월 수퍼볼 중계 때 방영,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이 시리즈는 모두 5편인데, 마지막 편 제목은 "왓섭 와사비" 였습니다. 일본인을 우스꽝스럽게 다룬 장면이 나오더군요. 일식집에서 만난 모델들이 '왓섭'하고 서로 인사하니까 칼을 든 일본인 요리사들이 "아, 와사비"하고 동문서답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왓섭'과 그랑프리를 놓고 다툰 작품은 의류분야에서 금사자상을 받은 나이키의 '뷰티풀'CF였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훨씬 더 감동적이더군요. 얼굴이 찢어진 농구선수와 이빨이 부러진 아이스하키 선수 등 관객들의 갈채 뒤에 가린 선수들의 고통을 휴먼다큐처럼 잡아낸 60초 짜리 수작이었습니다. 진지한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었지만 심사위원들은 '왓섭'에 표를 몰아줬습니다. 칸광고제 필름부문 심사위원인 웰컴의 이근상 부사장은 "아무래도 소비자들을 즐겁게 하는 작품에 점수를 많이 주게된다"고 하더군요.
칸 광고제 출품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는 섹스였습니다. 자동차분야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CF '러브 어페어'가 대표적인데요. 영화를 방불케하는 정사 장면이 나오더군요. 이런 날씨에 차를 몰고 올리 없다며 바람피우는 여자에게, 눈보라를 뚫고 유유히 차를 몰고 온 남자가 덥치는 내용이었습니다. 수상은 못했지만 올 누드 남자모델이 나오는 르노 자동차 CF나 남자친구와 집에서 놀다가, 부모가 갑자기 들어오자 2층에 있는 애인에게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휴대폰 광고도 꽤 진했습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광고는 인쇄·포스터 분야에도 많았습니다. 새가 절규하는 것 같은 형상의 고사목(枯死木)으로 환경파괴를 경고하거나, 피에 물든 살갗을 기운 상처와 함께 체첸, 러시아, 르완다, 부룬디, 인도네시아, 티모르 등 분쟁지역의 처참한 실정을 형상화한 광고가 그랬습니다.
칸 광고제는 DDB, 바틀 보글 헤가티, 사치 앤 사치, 로웨 린타스, BBDO, 레오 버넷 등 다국적 광고대행사의 '집안잔치'같았습니다. DDB 시카고, 사치 앤 사치 런던 식으로 각국에 나가있는 현지회사들이 상을 휩쓸어 갔습니다.
돌아와서 다시 TV를 보면서 우리 광고는 참 설명적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제품은 이래서 좋아요"하고 직접 얘기해버리거나, 아니면 빅 모델을 내세워 "이 제품 사주세요"하는 식이지요. 물론 최근에 영화 뺨치는 CF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더러 있었던 것을 압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티브가 역시 세계적인 수준과는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5일자 조선일보 문화면에 썼듯이, 지나치게 융통성 없는 광고심의도 한 몫 합니다. 특히 광고인들이 불만을 많이 제기하시더군요. 또 광고주가 내용을 좌지우지하는 우리 풍토탓도 있습니다. 아무리 멋있게 만들고 싶어도, 광고주가 거의 내용을 결정해서 "우리 제품 멋있다"고 해달라는데 도리가 없다는 거지요. 그룹 계열사 광고를 독식하는 하우스에이전시체제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프리젠테이션에서 정당하게 경쟁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발전이 없다는 거지요. 우리 CF가 15초 짜리 위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뭘 보여줄 여력이 없는 거지요. 칸 광고제에 나온 CF들은 거의 30초에서 1분 짜리였습니다.
어쨋든 영화감상할 때도 본편에 못지 않게 '맛배기'로 보여주는 예고편이 재미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인기 드라마만큼 재미있는 CF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칸 광고제 속보는 조선일보 인터넷 신문의 'CF조선'에 영상과 함께 기사가 계속 실릴 겁니다./ 김기철 드림 kichul@chosun.com
◈ 은진 ─ 들어가서 봤지...재밌군^^ http://cf.chosun.com/canneslions/cannes_news.html
◈ 깜장별 ─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을 해주는거 같네염 ^^;;
아직 우리의 능력이 칸까진 안 미쳐서인지(?) 칸 소식이 넘 없군요.
편지통 뒤적이다가 조선일보 이메일 클럽에서 받은 칸 소식을 고대로 올립니다.
***** 퍼온 글은 이처럼 출처를 밝힙시다*****
■ 김기철 기자의 칸 국제광고제 취재기
칸광고제에는 정말 기발하고 재미있는 CF들이 많더군요.
우리나라 시청자들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오랜 시간, 지루한 광고들을 봐야하는 수고를 해야하니까요. 천편일률적인 광고를 찍어내는 광고인들도 미웠구요. 올해 칸광고제에는 75개국에서 인쇄·포스터분야 9700편(자료에는 9040편이라고 했는데, 기자회견 때 심사위원장이 9700편이라고 하더군요) 필름분야 5757편 등 1만6000편이 나왔습니다. 공식참관단만 9000명이 넘었습니다. 엿새 내내 낮에는 CF 시사와 세미나, 밤에는 각종 파티로 이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36편을 출품했고, 광고대행사 직원 등 140여명이 참관했습니다.
성적을 간추리면, 인쇄·포스터 광고는 그랑프리 포함, 19개 수상작을 낸 영국과 금사자상 등 25개 수상작을 낸 브라질이 휩쓸었습니다. CF는 역시 미국이 강하더군요. 그랑프리 포함 상을 25개나 받았습니다. 영국이 24개로 그 뒤를 바싹 추격했구요. 신문에 쓴 대로 우리나라는 단 한편도 본선에 못 올랐습니다. 처음에는 화가 나고 기분도 나빴는데 나중에는 메달경쟁도 아닌데, 필요한 부분을 채워가면 되는 게 아니냐고 자위했습니다.
각 나라에서 우수하다고 인정받은 광고들이 나온 만큼, 크리에이티브가 뛰어난 광고들이 많았습니다. CF 그랑프리를 받은 버드와이저 맥주광고 '왓섭'(Whassup?)은 시사회 때부터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심사위원들의 심사와 별도로, 극장에서 참가작을 쭉 상영했거든요. 관객(거의 광고인들이지요)들은 맘에 드는 광고가 나오면 박수를 치고, 수준이 떨어지면 휘파람을 불거나 '우'하고 야유를 보내는 즉석심사를 했습니다.
'왓섭' CF는 사실 특별한 게 없었습니다. 친구끼리 전화를 걸어 "What's up?"(뭐해?)하고 물으면 "TV보면서 버드와이저 한 잔 하고 있어" 하고 답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다시 OO는 뭐해?"하고 물으면, 전화를 바꿔주면서 같은 대화를 반복했어요. 친구들간의 우정을 일상 속에 친근한 맥주 이미지와 결합, 익살스런 말투에 실어 보낸 게 주효했던 모양입니다. 지난 1월 수퍼볼 중계 때 방영,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이 시리즈는 모두 5편인데, 마지막 편 제목은 "왓섭 와사비" 였습니다. 일본인을 우스꽝스럽게 다룬 장면이 나오더군요. 일식집에서 만난 모델들이 '왓섭'하고 서로 인사하니까 칼을 든 일본인 요리사들이 "아, 와사비"하고 동문서답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왓섭'과 그랑프리를 놓고 다툰 작품은 의류분야에서 금사자상을 받은 나이키의 '뷰티풀'CF였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훨씬 더 감동적이더군요. 얼굴이 찢어진 농구선수와 이빨이 부러진 아이스하키 선수 등 관객들의 갈채 뒤에 가린 선수들의 고통을 휴먼다큐처럼 잡아낸 60초 짜리 수작이었습니다. 진지한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었지만 심사위원들은 '왓섭'에 표를 몰아줬습니다. 칸광고제 필름부문 심사위원인 웰컴의 이근상 부사장은 "아무래도 소비자들을 즐겁게 하는 작품에 점수를 많이 주게된다"고 하더군요.
칸 광고제 출품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는 섹스였습니다. 자동차분야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CF '러브 어페어'가 대표적인데요. 영화를 방불케하는 정사 장면이 나오더군요. 이런 날씨에 차를 몰고 올리 없다며 바람피우는 여자에게, 눈보라를 뚫고 유유히 차를 몰고 온 남자가 덥치는 내용이었습니다. 수상은 못했지만 올 누드 남자모델이 나오는 르노 자동차 CF나 남자친구와 집에서 놀다가, 부모가 갑자기 들어오자 2층에 있는 애인에게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휴대폰 광고도 꽤 진했습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광고는 인쇄·포스터 분야에도 많았습니다. 새가 절규하는 것 같은 형상의 고사목(枯死木)으로 환경파괴를 경고하거나, 피에 물든 살갗을 기운 상처와 함께 체첸, 러시아, 르완다, 부룬디, 인도네시아, 티모르 등 분쟁지역의 처참한 실정을 형상화한 광고가 그랬습니다.
칸 광고제는 DDB, 바틀 보글 헤가티, 사치 앤 사치, 로웨 린타스, BBDO, 레오 버넷 등 다국적 광고대행사의 '집안잔치'같았습니다. DDB 시카고, 사치 앤 사치 런던 식으로 각국에 나가있는 현지회사들이 상을 휩쓸어 갔습니다.
돌아와서 다시 TV를 보면서 우리 광고는 참 설명적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제품은 이래서 좋아요"하고 직접 얘기해버리거나, 아니면 빅 모델을 내세워 "이 제품 사주세요"하는 식이지요. 물론 최근에 영화 뺨치는 CF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더러 있었던 것을 압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티브가 역시 세계적인 수준과는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5일자 조선일보 문화면에 썼듯이, 지나치게 융통성 없는 광고심의도 한 몫 합니다. 특히 광고인들이 불만을 많이 제기하시더군요. 또 광고주가 내용을 좌지우지하는 우리 풍토탓도 있습니다. 아무리 멋있게 만들고 싶어도, 광고주가 거의 내용을 결정해서 "우리 제품 멋있다"고 해달라는데 도리가 없다는 거지요. 그룹 계열사 광고를 독식하는 하우스에이전시체제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프리젠테이션에서 정당하게 경쟁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발전이 없다는 거지요. 우리 CF가 15초 짜리 위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뭘 보여줄 여력이 없는 거지요. 칸 광고제에 나온 CF들은 거의 30초에서 1분 짜리였습니다.
어쨋든 영화감상할 때도 본편에 못지 않게 '맛배기'로 보여주는 예고편이 재미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인기 드라마만큼 재미있는 CF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칸 광고제 속보는 조선일보 인터넷 신문의 'CF조선'에 영상과 함께 기사가 계속 실릴 겁니다./ 김기철 드림 kichul@chosun.com
◈ 은진 ─ 들어가서 봤지...재밌군^^ http://cf.chosun.com/canneslions/cannes_news.html
◈ 깜장별 ─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을 해주는거 같네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