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몬 광고 논란
[OSEN=이슈팀]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2015년 대한민국 사회는 갑과 을의 투쟁이라고 정의돼야 할까?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과 알바생들을 고용하는 점주들 사이에 발생한 갈등을 액면 그대로 보면 대한민국은 갑과 을의 투쟁이 전 사회에 만연 된 모습으로 투영된다. 알바생을 고용하는 점주는 갑의 횡포를 일삼은 악의 축이 되고, 알바생은 갑의 횡포에 맞서 투쟁을 벌이는 객체가 돼 있기 때문이다.
자칫 이 같은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알바몬 광고 논란’은 알바몬이 지난 5일 논란이 된 일부 광고에 대해 해명하면서 일단락 되는 듯 보인다.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은 최근 사회 약자층인 아르바이트생에 대해 ‘알바가 갑’이라는 카피를 사용한 광고를 제작, 공개하면서 근로기준법상 알바생들의 권리를 알리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가수 혜리를 모델로 발탁, ‘알바가 갑이다’ TV캠페인 시리즈를 내보내고 있다.
이 캠페인이 시작 되자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 “광고 내용이 사업주를 악덕 고용주로 오해를 사게 만든다”고 항의하면서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알바몬 측은 “알바몬의 이번 TV광고 캠페인은 아르바이트 근무 현장에서 가장 쉽게 간과되는 알바생의 법적 근로권리를 소재로 삼아 알기 쉽게 제작함으로써 아르바이트 근무 환경의 개선을 꾀하고자 제작되었다”고 제작의도를 밝혔다.
특히 PC방 업주 등 일부 항의에 대하여는 “특정 업종이나 업주를 겨냥하는 내용이나 언급,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밝히고 “의도와 다르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알바몬은 또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시장에 대한 책임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즉 “사업주 한 분 한 분이 힘차게 사업할 수 있는 채용환경으로 보답해 드릴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겠다”면서 “알바생의 권리 신장을 위한 노력에 더불어 향후 알바생 대상의 바른 근로 캠페인, 사업주를 위한 원활한 채용서비스를 모색하는 등 구직자와 구인기업이 상생하는 채용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알바몬과 점주들간의 갈등을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시각은 다양하다. “업주들이 제발 저린 격”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에 “일부 의식없는 알바생들도 문제”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그러나 팽팽한 양측의 주장 속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논리도 있다. 비록 작은 사회이지만 조직이 유지되는 근간이 반드시 ‘갑-을관계’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세상을 갑과 을이라는 이분법적 시각으로만 바라보면 양자간 갈등은 더욱 두드러질 뿐, 해결이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갑과 을의 투쟁이 격화될수록 갈등을 해소할 최선의 철학은 ‘상생과 소통’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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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알바몬 제공